미국 영화산업의 정수를 보존하고 전시하는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이 봉준호 감독의 창의적인 영화 제작 과정을 조명하는 장기 전시회를 연다. 23일(현지시간)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 따르면 이 박물관은 내달 23일부터 2027년 1월 10일까지 '디렉터스 인스퍼레이션: 봉준호' 전시를 진행한다. 디렉터스 인스퍼레이션(Director's Inspiration; 감독의 영감) 시리즈는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이 영화감독 1명을 선정해 그의 작품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회는 봉준호 감독의 창의적인 영화 제작 과정과 그간의 작품, 영화계에 미친 영향에 초점을 맞춰 구성됐다고 박물관 측은 밝혔다. 전시에서는 이전까지 공개된 적 없는 봉 감독의 아카이브 자료와 개인 소장품을 비롯해 영화를 만들 때 쓴 스토리보드와 조사 자료, 영화 포스터, 콘셉트 그림, 모형, 소품, 촬영장의 사진 등 100여점을 원본 그대로 선보인다.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198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하든, 상상 속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든,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계급 격차와 사회적 불의, 환경 위기, 정치·도덕적 부패 등 초국가적이며 보편적인 이슈를 조명한다"고 소개했다. 또 "초기 단편영화부터 세계
프란치스코 교황이 폐렴으로 입원한 상태에서도 "우크라이나전은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23일(현지시간)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공개한 삼종기도 연설문에서 "내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 3주년이 되는 날"이라며 "모든 인류에 고통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희생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연대를 표한 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 미얀마, 콩고민주공화국 등 모든 무력 분쟁지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전 세계에서 보내온 애정과 위로의 메시지에 감사를 표하면서 "특히 어린이들이 보낸 편지와 그림에 크게 감동했다"고 밝혔다. 바티칸 뉴스는 교황이 미리 준비했지만 전하지 못하게 된 이러한 메시지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88세의 고령인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으며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돼 치료받고 있다. 바티칸은 이날 오전 "밤이 평온하게 지나갔고 교황은 휴식을 취했다"고 공지했다고 AFP, 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다만 이날은 이전의 공지와 달리 교황이 침대에서 일어나 아침 식사를 했는지 등은 알리지 않았다.
디즈니 마블 스튜디오 신작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이하 '캡틴 아메리카 4')가 안방인 북미 시장에서 개봉 2주차 극장 수입이 첫 주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23일(현지시간) 미국의 흥행수입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주말 사흘간 '캡틴 아메리카 4'의 북미 영화관 티켓 수입은 약 2천820만달러(약 406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개봉 첫 주말이었던 지난 14∼16일의 티켓 수입 8천88만달러(약 1천277억원) 대비 68% 감소한 수치다. 이 영화는 여전히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했지만, 경쟁할 만한 대작이 딱히 없는 상황에서 상영관 4천105개에 걸린 영화치고는 부진한 흥행 성적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AP통신은 마블 스튜디오의 2023년작 '더 마블스'가 개봉 2주차에 78%,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2주차에 70% 티켓 수입이 하락한 데 이어 '캡틴 아메리카 4'가 비슷하게 부진한 블록버스터의 계보를 잇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이 영화는 미국의 일부 비평가들에게서 혹평받았고,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관객 설문에서도 'B-'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영화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이 영화에 투입된
자본주의의 병폐와 계층 문제를 꾸준히 풍자해온 봉준호 감독이 성장기에 경험한 군사 독재가 자신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최신작 '미키 17'와 관련해 이같이 소개했다. 봉 감독의 첫 할리우드 영화인 '미키 17'은 2054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얼음으로 뒤덮인 우주 행성 개척에 투입된 복제인간의 이야기다. 주인공 미키는 임무 수행 중 죽을 때마다 첨단 기술을 통해 복제 인간으로 되살아나 다시 일터로 투입된다. 무한히 대체 가능한 주인공과 같은 복제인간은 사회 하층인 노동자들로부터도 무시당하는 가장 낮은 계층이다. 주인공은 처음에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등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마음속에 계급의식이 싹튼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주인공은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존재로서,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되새길 기회를 얻게 된다"며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성장 영화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집권할 당시 초등학생이었고, 퇴진 당시 연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봉 감독은 "군사 독재 정권에서는 계층간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다"며
제75회 베를린영화제 최고작품상이 노르웨이 감독 다그 요한 하우거루드가 연출한 '드림스'에 돌아갔다. 홍상수 감독은 올해도 경쟁 부문에 초청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은 2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드림스'를 비롯해 8개 부문 수상작을 발표하고 시상했다. 이 작품은 여교사와 사랑에 빠진 17살 요하네가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기록하고 그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그 글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드라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토드 헤인스 감독은 "욕망의 원동력과 그 결과물, 욕망에 사로잡힌 사람에게 우리가 느끼는 질투를 탐구한다. 날카로운 관찰과 인내심 있는 카메라, 흠잡을 데 없는 연기로 글 쓰는 행위 자체에 주목하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33번째 장편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그는 지난해 2등상에 해당하는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는 등 이 영화제에서 다섯 차례 수상했으나 올해는 호명되지 않았다. 올해 심사위원대상은 '더 블루 트레일'을 연출한 브라질 감독 가브리엘 마스카로가 받았다. 베네수엘라 출신 감독 이반 푼드가 '더 메시지'로 은곰상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지난
폐렴 진단을 받고 9일째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2일(현지시간) 한때 호흡곤란 증세를 겪는 등 병세가 계속 위중한 상황이라고 교황청이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교황이 오전에 천식과 비슷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매일 진행하는 혈액 검사에서는 혈소판 감소증과 빈혈이 확인돼 수혈을 했다면서 "현재로선 예후가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교황청은 "교황은 여전히 의식이 있으며 오늘은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다"며 "하지만 어제보다 더 고통스러워 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초엔 '다균성 호흡기 감염'으로 복합적 임상 상황을 겪고 있다고 전했던 교황청은 지난 18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고 알렸다. 지난 19일부터는 혈류 지표가 안정적이고 발열이 없는 등 교황이 회복 기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의료진은 전날 병세가 위험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오는 23일까지 교황의 모든 외부 일정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취소됐다.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어오던 주일 삼종기도를 지난 16일에
팝스타 마돈나(66)가 스스로를 "왕"(king)이라고 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마돈나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밤 엑스(X·옛 트위터)에 "나는 이 나라가 왕의 통치 아래 사는 것을 벗어나 사람들이 함께 다스리는 새 세상을 만들고자 한 유럽인들에 의해 세워졌다고 생각했다"고 썼다. 이어 "현재 우리는 스스로를 '우리의 왕'이라고 부르는 대통령을 갖고 있다"며 "이것이 농담이라면 나는 웃지 않는다"고 적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루스소셜에 뉴욕의 맨해튼에 도입됐던 혼잡통행료 폐지를 알리면서 "혼잡통행료는 이제 죽었다. 맨해튼과 모든 뉴욕이 구원을 받았다. 왕 만세!(LONG LIVE THE KING!)"라고 쓴 바 있다. 이에 더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맨해튼을 배경으로 왕관을 쓴 이미지를 인스타그램과 엑스에 게재해 논란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군주제가 아닌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이 스스로 '왕'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마돈나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이었으며, 지난달 28일에는 엑스에 "우리가 수년간 싸워 얻은 모든 자유를 새 정부
남미 페루 잉카 문명 유산 중 하나로 꼽히는 '12각형 돌'이 현지 남성의 몰지각 행위에 훼손됐다. 페루 문화부와 관광경찰은 쿠스코 하툰루미요크 거리에 있는 12각형 돌을 둔기로 내리쳐 파손한 혐의로 가브리엘 마리아노 로이시 말라니(30)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페루 국적 남성으로 알려진 말라니는 지난 18일 0시 41분께 둔기로 옛 잉카 황제 궁전 돌벽을 6∼7차례 내리쳐서 일부를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 12각형 돌은 페루 잉카 문명 시대 주민들의 정교한 손기술을 엿볼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쿠스코 대표 관광 명물로 꼽힌다. 이름 그대로 12개의 꼭짓점을 가진 이 돌은 다른 돌과 함께 석벽에 박혀 있는 흔한 바위처럼 보이지만, 이 돌이 없으면 벽 자체가 무너질 수 있을 만큼 정밀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페루 당국은 홈페이지에서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12각형 돌이 종교적 또는 당시 시대의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석벽은 14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12각형 돌의 무게는 6t가량이라고 페루 안디나통신은 보도했다. 현지 수사기관은 피의자가 술에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대
폐렴으로 일주일째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그가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사례를 따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13년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자진 사임했다. 이는 가톨릭 역사상 598년 만의 일로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퇴임 9년 뒤인 2022년 95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잔프랑코 라바시 추기경은 한 이탈리아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사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그는 이점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데에 상당히 결단력 있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바시 추기경은 이번 주 교황이 병원에서 업무를 봤고, 무릎 통증으로 휠체어를 사용하면서 "일은 무릎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교황이 특유의 유머를 섞어 '건재함'을 강조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다만 라바시는 그렇더라도 그가 선호하는 방식인 직접 대화를 통한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 "나는 그가 사임을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전기 작가
최근 분화를 시작한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에트나 화산에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지역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트나 화산이 지난 8일 분화를 시작하자, 화산이 용암을 분출하는 장관을 눈으로 보기 위해 사진작가와 등산객 등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활화산인 에트나 화산은 2009년 대규모 분화를 기록한 뒤로 간헐적으로 소규모 분화가 이어지고 있다. 시칠리아섬 당국은 눈과 용암이 섞여 있는 에트나산에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에트나 화산은 현재 눈으로 덮여 있는데, 표면에 쌓인 눈이 용암과 만나면 빠르게 녹으면서 고압 증기가 발생한다. 이 고압 증기는 바위와 용암을 원거리까지 날려버리는 거대한 폭발을 만들 수 있다. 당국은 관광객들에게 용암으로부터 최소 500m 떨어지도록 하는 등 안전 지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이 몰리면서 인근 도로가 혼잡해지고 구조대 출동까지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다. 시칠리아 지역 시민보호국의 살보 코치나 국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좁은 도로가 차들로 인해 붐비고 구조 차량이 통행할 수가 없다"며 "어두워지면서 낙상 위험이 커지고 사람들이 눈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