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희롱·성폭력 관련 컴퓨터 그래픽

교육부, 올해 시도교육청 평가지표에 '성고충위 이관 노력' 신설
내년까지 대부분 교육청서 이관 마무리될 듯…"객관성·전문성 제고"

 

초·중·고교 내 성희롱, 성폭력을 처리하는 성고충심의위원회를 직접 운영하겠다는 시도교육청이 잇따라 늘어나고 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들어 학교 성고충심의위를 올해 상급기관인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한다고 밝힌 교육청은 서울, 광주, 경남, 제주 등 4곳에 달한다.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은 지난달 2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2026년 신규 정책 중 하나로 성고충심의위의 교육청 본청 이관을 발표했다.

 

이달 7일 광주교육청은 고충심의위 업무를 교육청 본청으로 이관한다고 밝혔고 같은 날 경남교육청도 성고충심의위의 교육지원청 이관을 발표했다.

 

서울, 광주, 경남에서 성고충심의위 이관은 3월 신학기부터 이뤄진다.

 

지난 1월 제주교육청은 올해 9월부터 학교에서 발생하는 모든 성희롱·성폭력 사안을 교육청 성희롱·성폭력고충심의위에서 직접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17개 시도 중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 중 성고충심의위를 직접 운영하는 지역은 연말까지 최소 12곳이 될 전망이다.

 

이미 올해 1월 기준으로 인천, 대전, 울산, 세종, 충남, 충북, 경기, 전북 등 8개 지역에서는 학교를 벗어난 상급 단위 성고충심의위가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성고충위 기능을 개별 교육청 단위로 이관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해서 확산되고 있다"며 "내년까지 전국 대부분 교육청이 성고충심의위를 운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고충심의위 이관은 성희롱·성폭력 처리에서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데 큰 몫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학교 성고충심의위는 성희롱·성폭력 사안 심의와 피해자 보호, 재발방지 대책을 맡아왔지만, 구성원 간 이해관계 등으로 사건을 자칫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예컨대 심의위원에 포함된 교직원들이 교장·교감 등 관리자나 동료들이 연루된 사건을 제3자 입장에서 공정하게 처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교직원들의 전문성이 부족하다 보니 비슷한 사건을 두고 성희롱이나 성폭력 판정 등에서 학교별로 차이가 크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이 전문가 등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심의의 일관성을 높이면 사건 처리를 둘러싼 논란을 줄일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본청이 성고충심의위를 운영하면 아무래도 객관적 심의를 할 수 있고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의 업무를 경감하는 데도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부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교육청을 대상으로 학교 성고충심의위의 이관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성고충심의위를 운영하는 교육청이 별로 없었고 여러 교육청은 인력·예산 등에 대한 부담으로 이관에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교육부와 교육청들이 꾸준히 소통하면서 성고충심의위 이관을 결정한 사례가 하나둘씩 늘었다.

 

특히 교육부는 올해 시도교육청 평가지표에 학교 성고충심의위의 상급 단위 이관 노력을 새로 포함하는 등 강력한 유인책을 마련했다.

 

교육부가 내린 평가는 특별교부금 등으로 교육청 재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울러 교육부는 지난 4일 소관 공직유관단체의 기관장이나 임원이 성희롱·성폭력 등의 가해자가 될 경우 교육부 등 상급기관이 조사할 수 있도록 '성희롱·성폭력·스토킹 예방 및 2차 피해 방지 지침'을 개정했다.

 

공직유관단체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재정지원이나 임원 선임 승인을 받는 등 기관·단체를 뜻한다.

 

교육부 소관 공직유관단체에는 동북아역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이 있다.

 

교육계에서 상급기관이 성희롱·성폭력 사안을 직접 챙기려는 행보는 이른바 '색동원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에서 주목된다.

 

지난 19일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시설장 김모씨는 입소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작년 2월 피해자가 '시설에서 성폭력이 있었다'고 처음으로 외부에 밝힌 지 1년 만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달 5일 '색동원 사건 범정부 합동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색동원) 상황이 발생한 지 거의 10여 년이 지났다고 추정되는데 관련한 어떤 기관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참 충격적"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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