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호주 방문한 중국 총리가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동물원'

중국, 호주에서 '판다외교' 재시동
코로나19 발원지 문제로 틀어진 양국 무역 관계 개선 의지

 

7년 만에 호주를 방문 중인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동물원을 찾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환구시보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호주에 도착한 리 총리가 둘쨋날 첫 일정으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 동물원을 찾았다고 16일 전했다.


애들레이드 동물원에는 자이언트 판다 '왕왕'과 '푸니'가 있는 곳이다. 남반구에서 중국이 판다를 대여한 곳은 애들레이드 동물원이 유일하다.


리 총리가 첫 일정으로 판다 두 마리가 거주 중인 애들레이드 동물원을 찾은 것은 호주와의 관계 개선을 암시하는 것이다. 중국은 멸종 위기 판다를 종종 외교사절로 이용한다. 중국은 새로 국교를 맺거나 우호관계가 필요한 국가에 판다(희귀동물을 팔거나 기증할 수 없게 한 워싱턴 조약에 따라 1983년부터는 임대 방식으로 판다를 선물하고 있다)를 보내고 있다. '판다 외교'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왕왕과 푸니 판다 두 마리는 계약 기간이 끝나 올해 중국으로 귀환한다. 중국은 대신 새로운 두 마리 판다를 호주에 임대하기로 했다. 왕왕과 푸니가 호주에 온 것은 지난 2009년이다. 15년간의 호주 생활을 마치고 올해 중국으로 돌아간다.


리 총리의 애들레이드 동물원 방문은 '중국은 호주와 외교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다'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


이날 동물원 일정에는 프랜시스 애덤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지사와 페니 윙 호주 외무장관, 돈 패럴 통상장관이 동행했다. 이는 호주 역시 중국과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다는 뜻이 담겼다.

 


리 총리는 이날 "왕왕과 푸니가 고국과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원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면서 이는 양국의 깊은 우호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왕왕과 푸니는 중국과 호주의 깊은 우호의 상징이라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왕왕고 푸니가 애들레이드 동물원에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동물원 연간 방문객 수가 50만명에서 450만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리 총리는 이날 오후 호주와의 관계 개선을 시사하는 일정도 소화했다. 리 총리는 애들레이드 인근 바로사 지역 와인 양조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와인은 양국 관계 악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호주의 수출품이다. 코로나19 발원지 문제가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고, 중국은 호주의 대표 수출상품인 와인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 퇴출시켰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지난해 11월 중국을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회복세를 보였고, 중국은 와인과 축산물, 수산물 등에 대해 수입 규제를 완화했다.


첸홍 화둥사범대학 호주연구센터 소장은 "7년 만에 호주를 찾은 리 총리가 동물원을 찾고, 와인 양조장을 방문한 것은 중국이 호주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자 중국의 의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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