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나이가 들어도 아직 탐험할 공간은 남아있다"

질병 회복 후 새 소설 완성해 올여름 출간…"일종의 부활"

 

잠재의식의 세계에서 영감을 받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77)에겐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존재한다.

 

아직 글로 표현하지 않은 세계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하루키는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소설을 쓰는 것은 나 자신을 탐험하는 것"이라며 "나이가 들어도 아직 탐험할 공간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1979년 일본에서 데뷔한 뒤 수많은 장·단편 소설을 발표한 하루키는 끊임없는 창작의 원천은 '잠재의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난 소설을 쓸 때마다 아마 잠재의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다른 세계로 들어간다"며 "난 그곳에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글로 쓴다"고 설명했다.

 

세계 문학계에서 거장으로 평가받지만, 그는 자신이 뛰어난 이야기꾼이거나, 문체가 뛰어난 것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잠재의식과 현실이라는 두 세계에 오가면서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이 자신의 유일한 능력이라는 것이 하루키의 주장이다.

 

"계획 없이 써 내려가다 보면, 쓰는 동안 이상한 일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자동으로 일어난다"는 이야기다.

 

그는 "난 천재도 아니고, 그렇게 똑똑하지도 않다"며 "하지만 난 그 세계로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루키는 최근 심각한 질병에서 회복한 뒤 새 장편소설을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 달간 입원했고, 체중이 18kg이나 감소했다. 걷는 것조차 힘들었고, 병이 가장 심했을 때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다만 회복한 뒤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하루키는 안도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종의 부활"이라며 "난 돌아왔다"고 말했다.

 

올여름 일본에서 출간될 새 장편소설에 대해 그는 주인공이 여성 예술가이자 어린이책 삽화가인 '카호'라면서 "아주 평범한 여자 주인공이지만, 그녀의 주변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소개했다.

 

'이상한 일'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하루키는 "비밀"이라고 답했다.

 

소설 속 화자로 대부분 남성을 내세우는 하루키는 '여성 등장인물이 평면적이고, 성적으로 대상화됐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신작 소설에서 젊은 여성의 관점으로 글을 쓰는 것이 평소와 다른 경험이었지만, 놀라울 만큼 자연스러웠다고 회상했다.

 

건강을 회복한 하루키는 일상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일찍 일어나 글을 쓰고, 설거지나 다림질 같은 집안일과 달리기도 한다.

 

출판계에서는 최근 하루키의 작품 세계가 이전보다 한층 철학적이고 성찰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루키는 "앞으로 몇 편의 소설을 더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더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소설을 쓴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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