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이 보험사기와 연루된 보험설계사들에 대해 대규모 제재를 단행했다. 설계사들이 허위 사고를 꾸미거나 진료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편취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으며, 이에 따라 등록취소와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은 교보생명,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등 9개 보험사의 설계사 12명과 15개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 23명에게 제재를 통보했다.
이들의 사기 유형은 △허위 진료 및 입원 기록을 제출하는 방식 △ 허위 사고 및 교통사고로 위장하는 방식 △골프 홀인원을 이용한 사기 방식 등으로 다양했다.
◆ 허위 진료 및 입원 기록 제출
교보생명의 전 소속 설계사는 요양병원 관계자들과 공모해 진료비를 허위로 부풀려 773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금감원은 이 설계사에게 등록취소 처분을 내렸다.
삼성생명의 설계사 두 명은 도수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기록부를 제출해 각각 290만원과 275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이들은 금감원으로부터 신규 보험모집 업무에 대해 180일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미래에셋생명의 전 소속 설계사는 한방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입·퇴원 확인서를 제출해 152만 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금감원은 해당 설계사에게 신규 보험모집 업무에 대해 90일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 허위 사고 및 교통사고 위장
삼성화재의 전 소속 설계사 두 명은 각각 골절 사고와 도수치료를 허위로 꾸며 828만원과 777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금감원은 두 설계사를 모두 등록취소 처분했다.
KB손해보험의 설계사 A씨는 경미한 접촉 사고를 상해 사고로 위장해 총 2045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고, 설계사 B씨는 허위 입·퇴원 확인서를 제출해 280만원의 보험금을 챙겼다. A씨는 등록취소, B씨는 신규 모집 업무에 대해 180일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화손해보험의 설계사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유발하거나 대중교통 사고를 허위로 꾸며 총 3949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금감원은 해당 설계사의 등록을 취소했다.
◆ 골프 홀인원 사기
DB손해보험의 설계사는 골프 라운드 중 홀인원을 한 뒤 허위 영수증을 발급받아 보험금 302만원을 챙겼다. 금감원은 이 설계사에게 신규 보험모집 업무에 대해 180일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지에이코리아 소속 설계사는 골프 홀인원 후 허위 영수증을 발급받아 보험금을 편취하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홀인원 후 상점에서 300만원대 물건을 구매한 뒤 즉시 승인 취소하는 방식으로 허위영수증을 통해 보험금을 편취했다.
이밖에 굿리치주식회사 및 인카금융서비스 소속 설계사의 경우 허위 진료기록부 제출과 입·퇴원 확인서 조작 등을 통해 수백만 원의 보험금을 챙긴 사례가 적발됐다. 에즈금융서비스에선 가장 많은 3명의 설계사가 등록취소 처분을 받았다.
이들을 포함해 소속 보험설계사들이 보험사기 연루 행위 금지의무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GA는 △에즈금융서비스(3명) △지에이코리아(2명) △피플라이프(2명)△글로벌금융판매(2명) △굿리치주식회사(2명) △리더스에셋어드바이저(2명) △프라임에셋(2명)△마스터금융서비스(1명) △엠금융서비스(1명) △광주라이프(1명) △인카금융서비스(1명) △한마음에셋(1명) △삼성화재금융서비스(1명) △우리인슈맨라이프(1명) △메가(1명) 등이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현장검사를 통해 불법 행위를 근절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에 힘쓸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의 사기 행위는 소비자 신뢰를 크게 저하시키고, 전체 보험시장의 건전성을 위협한다"라며 "앞으로도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제재를 통해 불법 행위를 근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감원은 생명·손해보험협회와 협력해 법규 준수를 강화하고, 사기 예방 교육과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사기가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설계사의 윤리적 책임과 내부통제 강화가 시급하다"라며 "특히 GA 소속 설계사의 관리 감독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