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힙스터 '이날치', 전 세계에 알리는 전통가락

 

전 국민을 뜨겁게 달군 트롯열풍에 버금가는 역주행 신드롬이 있다. 일반 대중에게는 멀게만 느껴졌던 전통음악 국악을 재해석한 ‘팝소리(팝+판소리)’가 주인공이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의 우리나라 홍보 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 속에는 힙합 판소리 밴드 ‘이날치’가 등장해 우리 전통 가락을 재해석한 음악을 선보였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합산 2억60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날치 밴드 멤버는 베이스 장영규·정중엽, 드럼 이철희, 보컬 안이호·권송희·이나래·신유진으로 구성됐다. 베이스 장영규는 영화 음악감독이며 정중엽은 장기하와 얼굴들에서 베이스를 담당했던 실력파다. 여기에 김광석 밴드 세션 출신 드럼연주가인 이철희와 소리꾼만 무려 4명이 뭉쳤다. 밴드명은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인 이날치(李捺治, 1820 ~ 1892)에서 따왔다고.


이날치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수궁가의 눈대목에 힙합을 접목해 정규 1집을 제작했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전에 없이 독특하고 특별하다. 그러면서도 이질감이 없이 자연스럽게 소화해 냈다. 또 기존 청중들이 비트·리듬으로만 인식했던 음률을 우리 전통의 ‘가락’으로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수록곡 ‘범 내려온다’는 강한 중독성으로 ‘1일 1범’이라는 신조어를 양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신선한 시도라도 인디밴드가 출연한 공익 광고 동영상 조회수가 2억을 돌파하기란 이해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는 진부한 틀을 거침없이 깬 혁신 시도가 주효했다.


이 같은 이날치 열풍의 시작은 네이버 온스테이지 무대다. 이날치는 온스테이지 무대를 통해 앰비규언스 댄스컴퍼니와 협업했다. 이는 B급 감성의 퍼포먼스로 이어지는데 공익 광고의 틀을 깬 파격적인 무대를 만들어 낸다. 이처럼 무모할 만큼 이색적인 시도는 새로운 음악을 갈망하는 대중에 적중했다.


누리꾼들은 “이게 조선의 힙이다” “국악의 가락이 이렇게 경쾌한 줄 몰랐다”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판소리가 친숙해졌다” “진정한 국위선양”이라는 반응이다.


최근 이날치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재치있는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날치는 코로나19로 예정된 공연이 많이 취소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권송희는 “잡혀있는 공연이 꽤 됐는데 다 취소됐다. 원래대로면 영국이나 헝가리에 있었을 것”이라며 “코로나로 취소된 것도 많지만 새로운 일도 늘었다. 영상 촬영 요청도 늘고, 비대면 공연도 많이 들어오고 광고 제의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는 누리꾼 기대와 지자체 요청을 반영해 2020년 관광거점도시로 지정된 3곳 관련 홍보 영상을 추가 촬영한다. 이에 이날치 밴드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조선의 힙합을 전 세계에 선보이며 이목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