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보이콧·은퇴까지…여자축구 간판 지소연의 '배수진'

여자대표팀 처우개선 재차 요구…"변화 위해 행동 필요"
"시장성? 투자의 문제"…축구협회에 대화 촉구

 

한국 축구 역사상 A매치 최다 출전 및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한 지소연(34)이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의 처우 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표팀 소집 보이콧이나 은퇴를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여성 스포츠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옅은 국내 환경에서 이 같은 '배수진'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지소연은 25일 "선수들이 국가대표에 걸맞게 대우받지 못하는 것 같다. 무거운 마음이지만, 변화를 위해 행동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여자 대표팀은 내달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을 대비한 소집 훈련을 앞두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진정성 있는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본인을 포함한 주축 선수들이 소집에 불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논란 확산을 우려한 코치진이 자신을 선발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소연은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원치 않는 방식일지라도 은퇴 수순을 밟게 된다면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지소연은 2006년부터 20년 가까이 태극마크를 달고 171경기에서 74골을 터뜨렸다.

 

지소연이 회장을 맡은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이미 작년 9월 축구협회에 성명서를 보낸 바 있다. 훈련복과 유니폼 등 기본적인 장비 지원이 미비하고, 심지어 남자 유소년 대표팀이 사용한 의류를 재사용하는 등 운영 전반이 세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소연은 "대표팀 예산은 넉넉해야 하는데 (축구협회가) 예산만 얘기하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여자대표팀 운영 예산으로 약 19억원을 배정했다. 남자팀 196억원의 10% 수준이었다.
축구협회 측은 남녀 대표팀 간의 시장성 차이가 크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후원사(365억원)·중계료(136억원)·입장료(180억원) 등 협회 수익 대부분이 남자 대표팀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소연은 "투자 문제다. 여자축구는 시장이 형성 중인 산업"이라며 정부와 협회의 선제적 지원으로 급성장한 영국 여자축구의 사례를 강조했다.

 

실제로 잉글랜드 여자 대표팀은 2022년 유럽선수권 우승 직후 정부에 교육 과정 내 여학생 축구 활성화를 요구하는 등 스포츠의 사회적 효용을 부각해 지지를 끌어냈다. 지소연과 선수협회 역시 처우 개선 요구가 소모적인 젠더 갈등으로 번지는 대신 사회적 공감대 형성으로 이어지게 할 방안을 고심 중이다.

 

지소연은 "축구협회와 다툼이 아니라 대화를 원한다"며 협회의 진전된 변화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 관계자는 "국가대표 선수가 자긍심을 갖고 활동해야 한다는 점에 깊이 공감한다"며 "장비 지원 등 개선안을 포함한 실행계획안을 수립 중이며, 예산 확보와 보고 절차를 거쳐 조속히 선수단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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