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겨울" 전국 기온 '뚝'…때 이른 한파에 눈도 '펑펑'

한라산 삼각봉 14.3㎝ 눈…지리산·목포서도 다소 이른 눈 소식
'영하 10도' 강원, 스키장 제설 한창…칼바람에 체감온도 급강하

 

연이틀 살을 에는 듯한 영하권 강추위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국 기온이 뚝 떨어진 가운데 제주 한라산과 경남 지리산에는 눈이 내려 때 이른 설경이 펼쳐졌다. 11월 중순임에도 한겨울을 방불케 하는 한파에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저마다 패딩과 목도리로 단단히 중무장한 모습이었다.

 

◇ 계절 앞당긴 눈 소식…한라산엔 올가을 첫 대설주의보

19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한라산의 지점별 적설량은 삼각봉 14.3㎝, 사제비 12㎝, 한라산남벽 10.6㎝, 영실 10.2㎝, 성판악 0.9㎝ 등을 기록했다.

 

한라산의 지점별 일 최저기온은 한라산남벽 영하 4.6도, 윗세오름 영하 3.9도, 삼각봉 영하 3.2도, 진달래밭 영하 3도, 영실 영하 1.8도 등의 분포를 보였다.

 

눈이 쌓이면서 산간 도로인 1100도로 일부 구간에서 아침 한때 차량 통제가 이뤄져 소형 차량은 통행이 통제되고, 대형 차량은 월동장구를 갖춰야만 운행할 수 있었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통행이 이뤄지고 있다.

 

전날 밤 제주 산지에 내려졌던 올가을 첫 대설주의보는 이날 오전 4시를 기해 해제됐다.

 

때 이른 한파로 지리산에도 지난해보다 열흘 일찍 첫눈이 내렸다.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경남 산청군 지리산 일대에 첫눈이 내리기 시작해 이튿날까지 이어졌다. 해발 1천400m 이상 고지대에는 1∼5㎝가량 눈이 쌓였다. 올해 지리산에 내린 첫눈은 지난해 11월 27일에 처음 내린 것과 비교하면 열흘가량 이르다.

 

지리산 내 세석대피소는 최근 최저기온이 영하 8.9도를 기록하는 등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나뭇가지에 눈꽃이 피는 상고대도 관측됐다.

 

이재성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 행정과장은 "작년보다 일찍 찾아온 첫눈으로 인해 탐방로가 매우 미끄럽고 체감온도는 영하 15도에 달한다"며 "탐방객들은 반드시 안전용품을 철저히 갖춰 방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15분께 전남 목포에 있는 유인관측소에서도 올겨울 첫눈이 내렸다.

 

다만 눈이 비와 섞여 내리면서 곧바로 녹아 적설량은 기록되지 않았다. 목포 지역 첫눈은 지난해보다 24일, 평년보다 10일 빠르게 나타났다.

 

 

◇ 때 이른 동장군에 농가 분주…출근길 시민들 중무장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등 초겨울 추위가 이어지면서 한파 피해를 우려하는 농가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김장철을 앞두고 충북 한 농가에서는 추위에 무가 얼어붙지 않도록 작물을 조기 수확하거나 무 위에 보온덮개를 덮는 등 피해 예방 작업에 한창이었다.

 

충북 보은군 산외면 한 농민은 "김장 무를 서둘러 뽑아 무청을 잘라 말렸다"고 말했다.

 

연이틀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강원지역에서는 겨울철 개장을 앞둔 스키장이 제설 작업을 하며 손님맞이 준비에 여념 없는 모습이다.

 

일찍이 찾아온 동장군에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패딩과 점퍼, 장갑, 목도리 등을 착용한 채 옷깃을 잔뜩 여미고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 기온이 영하 8.1도까지 떨어진 경기 파주시 시민 김승군(35)씨는 "오늘 패딩이랑 두꺼운 바지를 입고 왔는데도 어제보다 바람도 많이 불고 확실히 춥다"며 "코끝이 얼어붙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경기 의정부시에서 서울 종로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40대 박모씨는 "얇게 입고 나왔다가 어제보다 추워 다시 집에서 패딩을 꺼내 입었다"며 "진짜 겨울이 온 것 같다"고 했다.

 

영하 5도 안팎의 강추위가 찾아온 경기 남부지역 출근길에도 버스 정류장에는 방한용품으로 무장한 시민들이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버스를 기다렸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동욱(38)씨는 "날씨가 춥다고 해서 평소보다 두꺼운 점퍼를 입고 왔는데 야외에 10분 정도 있으니 온기가 다 사라졌다"고 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길거리 포장마차에도 아침부터 어묵, 붕어빵 등 따뜻한 간식을 사기 위한 직장인들로 북적거렸다.

 

기상청은 이날 낮 최고기온이 6∼13도로 평년(8.3∼15.1도)보다 다소 낮아 쌀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고, 중부 내륙과 경상권 내륙을 중심으로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도 안팎으로 크겠다.

 

이날 울릉도·독도에는 5㎜ 미만, 전남 서해안에는 1㎜ 안팎의 비가 내리겠다. 충남 남부 서해안과 전북 서해안, 전남권 서부에도 곳에 따라 0.1㎜ 미만 빗방울 또는 0.1㎝ 미만 눈이 흩날리겠다.

 

제주도에는 다음날까지 5㎜ 미만의 비가 오겠으며, 제주도 산지에는 같은 기간 1㎝ 안팎 눈이 예보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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