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살아 있는 전설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37)가 정규시즌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다저스 구단은 19일(한국시간) "커쇼가 이번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커쇼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이 경기에서 커쇼는 자신의 MLB 정규시즌 마지막 공을 던진다.
커쇼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750만달러에 1년 계약을 했다. 2024년 부상 탓에 7경기만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부진했던 커쇼는 그해 11월 왼쪽 발가락과 무릎 수술을 받았다.
'원 클럽맨'이라는 자부심과 "부상에 굴복해 은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의욕이 1년 계약의 동력이 됐다.
커쇼는 계약 후 "한 팀에서만 뛰며 은퇴하는 건, 대단한 의미가 있다. MLB에서 선수 생명을 마감하는 것도 특별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등판을 앞둔 커쇼의 올 시즌 성적은 20경기 10승 2패, 평균자책점 3.53이다. 선수 생활 연장을 택할 수 있도 있었으나 커쇼는 MLB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기로 했다.
MLB닷컴은 "우리 시대의 에이스 커쇼다운 선택"이라고 논평했다.
커쇼는 2006년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해 2008년 MLB 무대에 올랐다. 단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은 커쇼는 18시즌 동안 452경기에 등판해 2천844⅓이닝을 던지며 222승 96패, 평균자책점 2.54, 3천39탈삼진을 기록했다. 3번이나 사이영상(2011, 2013, 2014년)을 받았고, 2014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로도 뽑혔다.
올해를 포함해 11차례 올스타 무대에도 섰다. 2020년과 2024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마운드 위에서는 맹수 같았지만, 비시즌에 커쇼는 '산타클로스'라고 불렸다. 커쇼는 매년 비시즌에 아내와 국외 봉사활동을 했다. 잠비아에 학교와 보호시설을 짓도록 거액을 기부하고, 직접 잠비아로 가 '힘'을 보태기도 했다.
커쇼는 2012년 MLB 사무국의 사회봉사 공로상 격인 로베르토 클레멘테상의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비슷한 성격의 브랜치 리키상과 로이 캄파넬라상도 받았다. 아내 앨런 커쇼와 고교 시절에 만나 결혼까지 이른 '웨딩 스토리'도 커쇼를 더 특별하게 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다저스에서 함께 뛴 시간이 많아, 한국 팬들도 커쇼에 대한 애정이 깊다.
MLB닷컴은 "커쇼는 우리 세대 최고의 투수로 기억될 것"이라며 "명예의 전당 입성도 예약했다"고 전했다.
마크 월터 다저스 구단주 겸 회장은 성명을 통해 "다저스를 대표해 클레이턴의 화려한 커리어를 축하하며, 다저스 팬과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선사한 수많은 순간, 그의 깊은 자선 활동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커리어는 진정 전설적이며, 야구 명예의 전당 헌액으로 이어질 것임을 확신한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