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 지분 인수 계획에 대만에서도 당혹스러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21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궈즈후이 대만 경제부장(장관)은 전날 입법원(국회) 경제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만 민간기업인 TSMC에 상황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부도 TSMC 최대 주주(6.38%)인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와 함께 '숨겨진' 의미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궈 부장은 해당 소식과 파급 효과에 대한 확인과 전문가 평가가 필요하다며 "미국 정부가 투자를 통해 TSMC 주주가 되려면 반드시 경제부 투자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만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통한 '실리콘 실드'(반도체 방패) 약화와 함께 대만 TSMC가 '미국의 TSMC(ASMC)'로 변모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류페이전 대만경제연구원(TIER) 연구원은 TSMC가 보조금 전액을 지원받지 못한 가운데 미국 국가안보 등을 위해 나서는 것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민간 기업에 매우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미국 정부가 TSMC 대주주로 이사회에 참가하게 되면 운영 기밀 등을 사전에 알게 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는 한국과 달리 미국과 정식 국교가 없는 '친미·독립' 성향 민진당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유시보는 TSMC가 올해 2분기 기준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2조3천600억 대만달러(약 108조3천억원)라며 66억 달러(약 9조2천억원) 규모인 공장 설립 보조금이 없더라도 미국 공장 건설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또 류더인 TSMC 전 회장이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결정했을 당시 미국에 보조금 관련 반도체 법안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지원을 받아 미국에 공장을 짓는 반도체 기업들의 지분을 미국 정부가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 인텔에 지원금을 주는 대가로 지분 10%를 받으려는 계획을 확대한 것으로, 대만 TSMC·미국 마이크론·한국 삼성전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