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왕 생일 군기분열식에 왕실 총출동…여객기 추모 묵념도

암투병 찰스 3세, 왕세자 부부와 세 자녀 등장에 군중 환호
여객기 희생자 위한 묵념·검은 띠…베컴·올드먼 등 기사작위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생일 기념 군기분열식(Trooping the Colour)이 14일(현지시간) 버킹엄궁과 인근 호스가즈 퍼레이드 등지에서 열렸다.

 

국왕 생일 기념 군기분열식은 1760년 조지 3세 때부터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고, 현대 들어서는 국왕의 실제 생일과 관계없이 날씨가 좋은 6월에 열린다. 76세인 찰스 3세의 실제 생일은 11월14일이다.

 

찰스 3세의 생일 기념 군기분열식은 올해로 3번째다. 지난해엔 특히 찰스 3세와 며느리인 케이트 미들턴(43) 왕세자빈의 암 진단 후 얼마 되지 않았고, 왕세자빈은 반년간 공개석상에 나서지 않았을 때라 둘의 등장에 이목이 쏠렸다.

 

영국 전역의 장병 1천350명이 참여한 이날 행사엔 왕실이 총출동했으며 영국의 상징적 행사인 만큼 버킹엄궁 앞길 더몰에는 인파가 운집했다.

 

여름 무더위 속에 열린 올해 행사에 고령의 찰스 3세는 제복 차림으로, 지난해 9월 항암 치료를 마친 왕세자빈은 푸른색 정장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해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환하게 웃어 보였다.

 

왕세자빈은 특히 항암 치료 중이던 지난해 행사에선 자녀들과 함께 한쪽 관람석에 자리했지만 이날은 찰스 3세 바로 옆에서 함께 군사 행진을 지켜봤다.

 

찰스 3세의 장남 윌리엄(42) 왕세자와 동생 에드워드(61) 왕자, 앤(74) 공주는 제복 차림으로 말에 탄 채로 행사에 참여했다. 왕세자 부부의 자녀 조지(11) 왕자, 샬럿(10) 공주, 루이(7) 왕자도 참석해 환호하는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해마다 군기분열식에서 천진난만한 표정과 몸짓으로 '신 스틸러'로 불려 온 루이 왕자는 이날도 형 조지 왕자와 함께 발랄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왕실 공식 업무에서 물러나 미국에서 살고 있는 해리(40) 왕자 가족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불참했다.

 

이날 행사에선 찰스 3세의 요청으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 시간이 1분간 있었다. 또한 왕실 가족들은 희생자 추모의 뜻으로 검은색 띠를 팔에 둘렀다. 이 추락 사고로 영국인 52명이 사망했다.

 

왕실 가족들은 버킹엄궁 발코니에 올라 하이라이트인 공군 곡예비행을 지켜봤다.

 

버킹엄궁 상공에 영국 국기 색인 하양, 빨강, 파랑의 비행운을 뿌리는 피날레를 펼친 곡예비행팀 레드애로스는 지속 가능한 항공유와 식물성 기름을 혼합해 사용했다. 기후변화 대응은 찰스 3세 국왕의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해마다 국왕 생일 기념 서훈도 이뤄지는데 올해는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배우 게리 올드먼, 그룹 더후의 로저 돌트리 등이 기사 작위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들의 이름 앞에는 '경'(Sir)이라는 존칭이 붙었다.

 

가수 일레인 페이지와 부커상 수상 작가 팻 바커, 페니 모돈트 전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도 기사 작위를 받아 여성형 존칭인 '데임'(Dame)으로 불리게 됐다.

 

베컴은 "애국주의자였고 영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한 부모, 조부모 밑에서 런던에서 자라나면서도 이런 영예를 안으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버킹엄궁 밖 한쪽에선 왕실 대규모 행사 때마다 열리는 반군주제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내 왕이 아니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군주제 폐지를 촉구했다.(연합뉴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