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직후 추락 에어인디아, 양쪽 엔진 동시 고장 가능성

사고 아메다바드 공항, 조류 충돌 잦아…양력장치 설정 오류 가능성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 해당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한 것으로 볼 때 매우 드문 '양쪽 엔진 동시 고장' 가능성이 있다고 BBC가 13일 보도했다.

 

추락 여객기는 보잉 787-8 드림라이너로 이 여객기는 이륙 직후 공항에서 약 1.5㎞ 떨어진 지점에 추락했다. BBC가 확인한 폐쇄회로TV(CCTV) 영상에 따르면 항공기의 비행시간은 약 30초에 불과했다.

 

사고 항공기는 수미트 사바르왈 기장과 클라이브 쿤다르 부기장이 조정하고 있었는데 두 조종사의 합산 비행시간은 9천시간 이상이었다. 특히 사바르왈 기장은 22년 이상의 민간 항공기 조종 경력이 있는 베테랑이었다.

 

이들은 이륙 직후 메이데이(비상선언)를 했고, 항공기는 곧바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볼 때 항공기가 고도 상승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기가 최종 송출한 데이터에 따르면 기체는 고도 190미터까지만 상승한 뒤 하강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지금으로서는 항공기가 추진력이나 동력이 부족해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극히 드문 양쪽 엔진의 동시 고장 가능성이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항공기는 일반적으로 2개 이상의 엔진을 장착하며 이 중 한쪽 엔진이 고장 나도 나머지 하나로 비행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양쪽 엔진이 모두 꺼지면 기체는 추진력을 완전히 잃게 된다.

 

한 조종사는 BBC에 양쪽 엔진 고장은 연료 오염이나 연료 계통 막힘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조종사가 반응할 시간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객기 추락 사고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명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사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기와 새 떼가 충돌하면서 새들이 엔진에 빨려 들어가 엔진이 고장 나는 경우다.

 

2009년 미국 US 에어웨이즈 A320 항공기가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새 떼에 의해 두 엔진의 기능을 모두 잃은 후 허드슨강에 비상 착륙한 일명 '허드슨강의 기적' 사건이 대표적이다.

 

2023년 12월 인도 민간항공부가 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구자라트주에서는 5년간 총 462건의 조류 충돌 사고가 발생했으며 대부분이 아메다바드 공항에서 일어났다.

 

항공기 날개에 있는 비행통제장치 플랩(고양력장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플랩은 항공기가 낮은 속도에서도 충분한 양력을 발생시킬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장치다.

 

사고기처럼 장거리 비행을 위해 연료를 가득 실어 무거운 여객기가 40도에 육박하는 고온으로 공기 밀도가 낮은 아메다바드 공항에서 이륙하려면 평소보다 더 높은 플랩 설정과 엔진 추력이 필요하다.

 

전직 조종사 마르코 찬은 BBC에 "플랩은 조종사들이 이륙 전 직접 설정하며 확인을 위한 체크리스트와 여러 단계의 절차가 있다"며 "만약 플랩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다면 이는 사람에 의한 실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조사단을 인도로 파견할 예정이며 영국 정부도 조사팀을 보낼 계획이다. 조사단은 인도 조사관들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설 예정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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