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을 3차원 디지털 세계에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트윈'이 11일(현지시간) 공개됐다고 로이터,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가상현실 체험 기술을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가 3D로 문화유산 장소들을 디지털화하는 데 전문적인 기술을 보유한 아이코넴(Iconem)과 협력해 수행했다.
드론과 카메라, 레이저를 이용해 4주 동안 촬영한 40만장이 넘는 고해상도 디지털 사진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취합해 성 베드로 대성전의 초정밀 디지털 복제품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바티칸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직접 방문한 것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성 베드로 대성전을 감상하고 그 역사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게 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성 베드로 대성전 수석 사제 마우로 감베티 추기경은 이날 바티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 베드로 대성전은 별이 빛나는 여름밤의 하늘과 같아서 그 화려함에 매료된다"며 새로운 가상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AI 기술이 맨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는 모자이크 조각의 누락, 균열과 같은 구조적 손상을 찾아내 성 베드로 대성전의 보존, 복원 작업에도 기여하게 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장 겸 부회장인 브래드 스미스는 "AI와 같은 기술이 우리를 미래로 이끌면서 동시에 과거를 보존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미스는 이번 프로젝트 비용에 대해 "상당하다"고만 말했을 뿐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 않았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프랑스의 몽생미셸과 그리스의 고대 올림피아에서 비슷한 AI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한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성 베드로 대성전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모든 민족을 위한 이 기도의 집은 신앙과 사도적 역사에서 앞서간 이들이 우리에게 맡긴 것"이라며 "그러므로 최신 기술을 통해서라도 영적, 물질적 의미에서 그것을 돌보는 것은 선물이자 과제"라고 말했다.
성 베드로 대성전의 디지털 복제품은 25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내년 가톨릭 희년에 맞춰 공개됐다. 바티칸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꼽히는 성 베드로 대성전은 매일 4만∼5만명이 방문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