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일부 사양을 슬림화한 전기자동차 트림을 출시했다. 옵션을 슬림화했다는 것은 가격을 낮췄다는 의미로, 통상 현대차의 트림 운영 방식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현대차는 또 전기차 전용 통합 케어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지난달 1일 발생한 인천 청라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자, 현대차가 사양 슬림화와 전기차 전용 통합 케어 프로그램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3일 300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한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코나 일렉트릭의 'E-Value +(이-밸류 플러스) 트림’을 출시했다. 코나 일렉트릭의 판매 가격은 4142만원이며, 아이오닉5과 아이오닉6의 판매 가격은 각각 4700만원과 4695만원이다. 이-밸류 플러서 트림은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 적용시 실 구매가격이 3000만원대로 내려가게 된다.
현대차는 또 이날 전기차 구매부터 매각까지 고객의 EV 라이프를 책임지는 통합 케어 프로그램인 ‘EV 에브리(EVery) 케어 +(플러스)’를 출시했다.
기존 ‘EV 에브리(EVery) 케어’ 프로그램에 ▲EV 안심 점검 서비스▲EV 보증 연장▲EV 전용 타이어 제공▲신차 교환 지원 서비스 기간 확대 등의 추가 지원을 담았다. 현대차는 자사 전기차를 구매하고 블루멤버스에 가입한 고객에게 연 1회 최대 8년 간 ▲PE룸▲차량 일반 점검 등 15종의 안전 점검을 무상으로 지원한다.
또 바디케어 서비스에 '워런티 플러스'를 결합해 EV 보증 연장(영업용 택시 및 렌트•리스 제외)을 새롭게 구성했다. 차량 구입 후 1년 내 또는 2만km 이하 주행 시 차체 상•하•측면 손상 무상 수리 외에 추가로 2년•4만km을 더해 총 5년 혹은 10만km까지 일반 부품을 교환해주는 35만원 상당의 ‘워런티 플러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통합 케어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은 전기차 화재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벤츠 화재 이후 전기차 구매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실제 판매도 급감했다. 8월 말 기준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는 전월대비 30.7% 감소한 1222대가 판매됐고, G80은 고작 3대 판매됐다. 이는 전월 대비 90.9% 급감한 것이다. GV60 역시 전월대비 48.4% 떨어진 33대 팔렸다. 코나 또한 전월 대비 48.2% 줄어든 263대 판매됐다.
현대차가 8월 한달 간 판매한 전기차는 모두 4800대(포터 및 트럭 포함)로 전월 대비 22.9% 늘었다. 8월 첫 출시된 캐스퍼 전기차 1438대가 전체 숫자를 견인했다. 문제는 9월부터다. 캐스퍼 전기차의 신차 효과(사전예약판매 등)가 사라지면 전기차 판매가 급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 전기차 화재가 국내 전기차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국내 전기차 판매가 당분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