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에 가면 “버릴 음식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베테랑 주인장이 내걸어 놓은 메뉴는 가짓수를 떠나 어떤 음식을 선택해도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 램씨(LambC)는 ‘음악 맛집’이라는 수식어에 부합하도록 실패한 선택이 없는 노래만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램씨는 “특별히 좋은 곡도 필요하지만 별로인 음악을 배제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무슨 노래를 골라도 실패가 없는 ‘맛집’같은 음악을 하겠다”고 말했다.

美 버클리음대에서 프로덕션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램씨는 2015년 데뷔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다. 현재 인디신 대표 레이블 ‘해피로봇레코드’에 몸담고 있으며 자신의 음악활도 외에 타 뮤지션의 프로듀싱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노래만 부르는 가수보다 직접 곡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전문 프로듀서로서 음악적 표현이 자유롭다.

Q. 프로듀싱이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인가.

“프로듀싱은 음악적 요소 외에 하나의 곡을 발매하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여기에는 수록곡의 작사·작곡·편곡은 물론 의상부터 콘셉트, 안무, 무대까지 다양한 요소가 들어가 있다. 프로듀서라면 이 모든 요소에 대해 애정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Q.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라서 갖는 장점은.

“제가 부르는 모든 수록곡의 작사·작곡은 물론 편곡과 믹싱·마스터링 단계를 포괄하는 엔지니어링을 직접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곡 하나에 필요한 모든 과정에 결정권을 가질 수 있다. 덕분에 사소한 모든 과정이 완성도로 직결되는 음악에서 주도적으로 작업하는 편. 이번에 발매한 새 EP ‘송즈 프롬 어 베드(Songs from a bed)’는 특히 자유롭게 작업했다. 어디보다 사적인 공간, ‘침대’에서 느끼는 감정 그대로 진솔한 노랫말을 5개 트랙에 녹였다.”

Q. 타이틀곡 소개해달라. 

“타이틀곡 ‘아이 워즈 롱(I was wrong)’은 한 남자가 이별 후 겪는 후폭풍이 주제다. 실제 경험을 토대로 써서 그런지 많이 공감된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특별한 테크니컬 요소 없이 보컬 자체에 집중했다.”

Q. 음악적 지향점은 무엇인가. 

“꼭 어떤 음악만 하겠다는 제한을 두지는 않고 있다. 다만 진정성은 지키고 싶다. 기계적인 작업보다 솔직한 감성표현이 이뤄지는 음악을 추구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앨범은 충분히 마음에 든다. 날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앨범이다.”

Q. 발매 성과는 어떤가.

“이번 EP는 발매 기념으로 진행한 트위트 블루룸 라이브에서도 큰 호응을 얻어냈다. 최대 동시 접속자가 2만 5000명, 누적 접속자 수가 92만명 가까이 집계됐다(웃음).”

Q. 해외 인지도의 비결은 뭔가.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살다 보니 한국음악보다는 팝이 익숙하다. 아마 어릴 때부터 보고 듣던 정서나 트렌드가 작업하는 곡에 반영되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좋아해주셔서 감사한 마음.”

Q. 존경하는 뮤지션이 있다면. 

“최고의 싱어송라이터는 ‘브루노 메이저(Bruno Major)’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그의 음악을 듣기 전과 후 음악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그저 내가 듣고 싶은 노래만 부르고 만들었다. 그러다 브루노 메이저 음악에 공감하면서 ‘진정성 있는 음악’의 가치를 알았다. 존경하고 닮고 싶은 뮤지션이다.”

Q. 본인 곡중엑 가장 아끼는 곡은. 이유까지 말해달라.

“아무래도 ‘러브 라이크 댓(Love Like That)’인 것 같다. 지금의 램씨를 있게 해준 효자곡이기도 하다. 작사, 작곡까지 10분이 채 안 걸렸다. 그냥 막힘없이 썼는데 반응이 좋았다. 예상한 결과는 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쓰다보니 진솔한 곡이 나왔던 것 같다.”

Q. 향후 계획은. TV 출연은 관심 없나.

“계획은 그냥 다음 음원 준비다. 다음 앨범에 대한 콘셉트도 기획해 뒀다. TV는 전혀 생각 없다. 음악만 하고 싶다. 팬분들도 음악으로 소통하는 램씨를 기대할 것.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