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도 감동한 이태석 신부의 삶 "모든 이에게 영감주길"

주교황청 한국대사관 주최로 이태석 신부 영화 '부활' 상영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프리카 남수단 오지 톤즈에서 봉사와 헌신의 삶을 실천하고 떠난 이태석(1962~2010) 신부의 정신을 기렸다.


주교황청 한국대사관은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교황청립 라테라노대에서 이태석 신부를 기리는 영화 '부활'을 상영했다. '부활'은 이 신부의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의 후속작으로 이 신부의 사랑으로 자란 제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상영에 앞서 루이지 트라발리노 대주교가 교황청 국무장관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축사를 대독했다. 파롤린 추기경 명의로 작성된 이 축사에는 교황의 메시지가 담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먼저 참석자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한 뒤 "살레시오 선교사이자 의사인 요한 이태석 신부가 톤즈에서 펼친 활동이 각자의 복음적 열정과 가장 취약한 이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는 용기를 되살리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사제의 모범을 따라 그의 귀중한 영적 유산이 신앙의 길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영감과 지원의 원천이 되기를 바란다"며 참석자들에게 이 신부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대사관은 이 신부가 남긴 사랑의 향기가 바티칸에 전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 교황이 예고 없이 직접 메시지를 보내와 대사관 관계자들도 깜짝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오현주 주교황청 대사는 "교황이 이태석 신부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파롤린 추기경의 축사에 교황의 메시지가 담겨 있어 적잖게 놀랐다"고 말했다.


영화 '부활'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 20분에 상영됐다. 트라발리노 대주교를 비롯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 앙헬 페르난데스 아르티메 살레시아 수도회 총원장, 리카르도 페리 라테라노대 부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주교황청 외교단, 라테라노대 유학 사제, 로마 한인 사제·수녀 등 100여명이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 상영 뒤 리셉션에서 참석자들은 이 신부의 삶이 더욱 널리 전해지기를 기원했다. 영화 '부활'의 제작·배급사인 중헌홀딩스의 구경임 대표는 "세상에서 가장 힘겹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이태석 신부의 아름다운 사랑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그분의 제자들이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오현주 대사는 "한국 가톨릭 역사상 가장 비범한 인물 중 한 명인 이태석 신부의 내년 선종 15주기를 앞두고 우리는 그의 유산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 숨 쉬는지 목격한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인제대 의과대 졸업 후 다시 가톨릭대학에 들어가 로마 유학을 거쳐 2001년 39세 나이로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사제 서품을 받은 뒤 곧바로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로 나갔다.


극도로 열악한 상황에서 병원을 직접 세우고 한센병 등 여러 질병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진료하면서 한편으로는 학교 기숙사를 짓고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악단을 만드는 교육활동도 펼치다 대장암에 걸려 선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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