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는 일정한 이미지로 세계인들의 기억 속에 머무른다. 금문교(金門橋·Golden Gate Bridge), 안개, 스코트 매켄지, 사랑의 여름, 히피, 그리고 알프레드 히치콕. 특히 히치콕이 남긴 할리우드 영화들은 샌프란시스코의 진득한 매력을 관객들의 기억에 아로새겼다. 제임스 스튜어트와 킴 노박이 주연을 맡은 「현기증(Vertigo)」이나 로드 테일러와 티피 헤드렌이 주연한 「새(The Birds)」 같은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샌프란시스코는 전아하면서도 신비한 매력으로 가득 찼다. 「새」에서 멜라니(헤드렌 분)가 차를 달린 보데가 베이의 해안 풍경은 숨이 막힐 듯 아름답다. 그곳은 정확하게는 샌프란시스코가 아니라지만.
미국프로야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Oracle Park)에서 승리하면 토니 베넷의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가 울려 퍼진다. 베넷과 그의 노래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는 샌프란시스코의 영혼과도 같다. 노래는 도시의 역사와 함께 깊어지고 두터워진다. 2020년 4월 25일 정오, 코로나로 인해 미국 전역의 국민들에게 자택에 머무르라는 대피령이 내려졌을 때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은 역병과의 싸움, 도시의 정신에 대한 자부심을 담아 거주지와 기타 대피소에서 일제히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불렀다고 한다.
토니 베넷은 1962년 1월 23일 CBS 30번가 스튜디오에서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녹음했다. 2월 2일 발매된 이 노래는 그 해 팝 싱글 차트에서 히트를 쳤고, 1년 가까이 다양한 차트에서 자리를 지키며 골드 레코드(50만 장 이상 판매된 음반)를 기록했다. 베넷은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레코드 부문 최우수상과 최우수 남성 솔로 보컬 상을 받았고, 1994년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미국 음반 산업 협회(RIAA)와 국립 예술 기금(NEA)은 2001년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노래’ 부문 23위에 올렸다.
토니 베넷은 1926년 뉴욕의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10대 때인 1936년부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직업가수가 된 시기는 1949년이다. 1950년대에 접어들면서 뛰어난 가창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마침내 1962년 그가 남긴 최고의 히트곡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로 슈퍼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2016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도 음악 활동을 계속한 그는 95세 생일인 2021년 8월 3일 뉴욕 라디오 시티 뮤직 홀에서 고별 공연(One Last Time)을 갖고 공식 은퇴했다. 베넷은 레이디 가가와 함께 한 이 콘서트에서도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를 불렀다.(레이블:Columb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