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팝스] Holiday

 

스타 DJ 김기덕이 2020년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팝송’을 소개했는데 비틀즈의 「Yesterday」와 ABBA의 「Dancing Queen」, 그리고 Queen의 「Love of my life」다. 비틀즈의 「Yesterday」에는 토를 달기 어렵지만 나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ABBA의 히트곡이 무수히 많은데 왜 하필 「Dancing Queen」인가? Queen의 「Bohemian Rhapsody」나「We Are the Champions」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Can't Help Falling in Love」와 「Love me tender」는 어떡할 건가?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이라는 전제하에 고른다면 「Holiday」도 빼놓을 수 없다. 「Holiday」라는 제목을 사용한 팝송이 두 곡 있는데 하나는 비지스, 하나는 스콜피언스가 불렀다. 음악이 좋다는 면에서나 한국인이 좋아한다는 면에서나 두 곡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아마 비지스의 「Holiday」가 더 익숙할 것이다. 비지스의 「Holiday」는 달콤하고, 애절하다. 마음속에 녹아드는 느낌이다. 스콜피언스의 「Holiday」는 헤비메탈 밴드가 부른 파워 발라드다. 

 

이명세가 메가폰을 잡고 안성기-박중훈이 주연을 맡은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비지스의 「Holiday」가 나온다. 그 유명한 빗속의 계단 신. 또한 서울올림픽이 끝난 뒤 터진 ‘지강헌 사건’에도 「Holiday」가 등장한다. 1988년 10월 8~16일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되었던 25명 중 12명의 미결수들이 호송 도중 집단 탈주, 그 중 4명이 서울 서대문구의 가정집에서 인질극을 벌인다. 이 사건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희대의 명언을 낳기도 했는데, 탈주극의 리더 역할을 한 지강헌이 「Holiday」를 들려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지강헌이 들려달라는 노래는 비지스의 노래였는데, 이것이 스콜피언스의 「Holiday」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비지스의 「Holiday」는 휴일처럼 언제나 계속되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그 누구에 대한 이야기, 스콜피언스의 「Holiday」는 상대방을 먼 곳으로 데려 가겠다는 이야기다. 권총을 들고 대치한 인질극 현장의 숨이 막힐 듯한 긴장과 결국 죽음으로 마무리된 결과가 스콜피언스의 「Holiday」와 분위기 면에서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스콜피언스는 루돌프와 마이클 솅커 형제가 주축이 되어 1965년에 하노버에서 결성된 헤비메탈 밴드다. 1969년 보컬리스트 클라우스 마이네를 영입해 1971년에 녹음한 「Lonesome Crow」를 1972년 발표하면서 자신들의 존재를 알렸다. 1979년 1월 15일에 발매된 6번째 스튜디오 음반 『Lovedrive』가 성공을 거두며 스타덤에 올랐는데, 이 앨범에 「Always some where」와 「Holliday」가 실렸다. 1990년에 내놓은 『Crazy World』는 700만 장이나 팔렸고, 1400만 장이 판매된 「Wind of Change」와 「Send Me An Angel」 같은 히트곡들은 스콜피언스를 유럽을 대표하는 밴드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레이블:Harvest/Mercury)


추천 비추천
추천
3명
100%
비추천
0명
0%

총 3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