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인디] 애니메이션 ‘소울’ 속 재즈 이야기

 

[라온신문 김혜련 기자] 올 초 개봉한 디즈니와 픽사의 야심작 ‘소울’은 국내에서 2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적인 흥행을 이끌었다.

 

영화는 무명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중학교 밴드의 음악 교사로 일하는 ‘조 가드너’가 우연히 최고 재즈 클럽에서 연주할 기회를 얻게 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지면서 시작된다.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는 영혼들이 멘토의 교육을 받으면서 각자의 성격, 특기 등을 갖춘 뒤 지구로 떠나게 되는 자격증을 얻게 되는데 여기서 ‘조’는 지구로 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를 만나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소울’은 ‘태어나기 전 세상’이라는 다소 철학적인 내용과 심오한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이를 무겁지 않게 풀어낸 영화로 ‘어른들의 만화’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이렇듯 대중에게 영화가 어렵지 않게 다가온 것에는 음악이라는 큰 줄기가 함께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화는 주인공인 '조'가 재즈 피아니스트로 재즈를 중심으로 한 여러 장르의 음악이 영화를 채운다. 예컨대 생애 첫 순간을 담아 역동적이고 경쾌한 사운드의 ‘Born to Play’, 뉴욕의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포크송 ‘Parting Ways’, 힙합 장르의‘Rapping Ced’ 등 적절한 상황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이 가득해 귀를 즐겁게 한다.

 

이밖에도 캐릭터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다가오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로 다가왔다. 실제 ‘소울’에 삽입된 ‘조’의 재즈 연주 장면은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존 바티스트의 연주를 모션 캡처해 제작했다고 알려졌다.

 

존 바티스트는 스티비 원더, 프린스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호흡을 맞춰온 천재 재즈 연주가로서 2016년 포브스지가 선정한 30세 이하 30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는 인물이다. 흡입력 있는 선율과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존 바티스트는 영화 ‘소울’의 재즈 음악을 작곡한 것으로도 알려졌는데 태어나기 전 세상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은 ‘Last Soul’, 'Terry Time' 등이 있다.

 

 

‘소울’의 OST는 존 바티스트와 트렌트 레즈너, 애티거스 로스가 창작한 곡도 있지만, 대중들의 귀에 익숙한 명곡을 리메이크한 음악도 있다. ‘소울’의 피날레 곡 ‘It’s alright’은 1963년 3인조 재즈 보컬 그룹인 임프레션스가 발매한 곡이 원곡으로 영화의 ‘It’s alright’은 존 바티스트가 ‘소울’ 특유의 분위기에 맞게 편곡해 가벼운 피아노 반주와 후렴구가 중독적인 음악으로 재탄생시켰다.  또한 밥 딜런의 ‘Subterranean Homesick Blues’, 샤론 존스의 ‘We Get Along’, 허비 행콕의 ‘Body and Soul’ 등 수많은 명곡이 삽입돼 평소 재즈와 팝을 좋아하는 이들은 영화 속 곳곳에 숨겨진 음악을 듣는 재미를 더한다.

 

이렇듯 디즈니와 픽사의 풍부한 상상력과 마음 찡한 교훈, 그리고 적재적소에 배치돼 사람의 마음을 대변하는 완벽한 OST로 화제를 모은 ‘소울’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에 이어 음악상을 받으며 2관왕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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