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주광성 본능을 지닌 불나방은 본래 목적을 막론하고 빛만 보면 달려든다. 빛이 뿜는 열기를 이기지 못해 타들어 가면서도 일단 돌진하고 본다. 이는 오늘날 톱스타의 화려한 일면만 보고 달려들어 본연의 가치는 잊고 마는 대중음악계의 모양새와도 유사하다.
이에 힙합 프로듀서 ‘누마(Nooma)’는 겉보기에 화려함보다 예술적 진정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유행에 따라 찍어내는 곡이 아닌 음악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시도가 절실하다는 것. 라온미디어가 누마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자기소개 부탁한다.
“래퍼 파탈돕차일드 싱글앨범 <Woo A Hae(우아해)>로 데뷔한 힙합 프로듀서겸 뮤지션입니다. 디제이 겸 래퍼인 드레인케이 싱글앨범 <Funky Night> 작곡과 편곡을 맡기도 했어요. 지난달에는 앨범 <모스(Moth)>를 발표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최근 발매한 프로듀싱 싱글 <모스>, 어떤 앨범인가.
“<모스>는 톱스타의 화려한 일면만 보고 업계에 뛰어드는 소위 ‘불나방’이라 불리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예요. 대중음악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우르르 몰려들어 한쪽 장르는 급 포화상태가 되고 이외 음악은 쇠퇴하죠. 영락없는 불나방 집단이라고 생각했어요. 이게 과연 리스너, 즉 소비층을 위하는 일일까하는 의문도 생겼고요. <모스>는 개인의 예술적 감각은 뒷전이고 유행만 좇는 아티스트들이 획일적인 음악만 내놓는 걸 비판하는 앨범이에요.”
Q. 음악적 지향점이 있다면.
“제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는 아티스트로서 본연의 음악성을 드러내고 싶어요. 가능한 리스너와 작업자 양측이 모두 만족하는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겠죠. 당연히 타협하는 자세도 필요해요. 조율은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야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다양한 장르에 대한 이해도를 갖고 조율하고 타협하면서도 본연의 음악성을 잃지 않는 음악을 지향해요.”
Q. 음악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인가.
“뮤지션이자 프로듀서로서 처음으로 저작권 협회를 통해 작품을 인정받았을 때 감동을 잊지 못해요. 그래서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음악을 선보이는 의무와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스스로를 어떤 뮤지션이라고 생각하나.
“저는 ‘바쁘지만 게으른 뮤지션’이에요(웃음). 며칠 밤을 새워가며 작업에만 몰두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그때 건강이 많이 나빠졌어요.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려면 정신·체력적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걸 알았죠. 지금은 체력 안배에 신경쓰고 있어요. 또 무작정 찍어내는 다작보다는 과정의 소중함을 견지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게 창작의 비결이에요.”
Q.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유니크튠즈 레코즈 김형민 대표와 함께 네 번째 프로듀싱 싱글을 기획하고 있어요. 늦어도 올해 안에 인디신 실력파 뮤지션 ‘제이 플라밍고’, 아트디렉터 ‘곽지혜’ 등 숨은 원석과 함께 경쾌한 음악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