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칼럼] "밥은 먹고 다니니" 브로콜리너마저가 건네는 따스한 위로

기존의 알려진 곡들을 새로 편곡해 브로콜러너마저의 새로운 느낌으로 기록한 시리즈 앨범 <B-SIDE PART.1>은 지난 10여 년 동안 많은 인기를 누렸던 유자차와 편지를 트랙에 올렸다.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두 곡의 새로운 편곡은 브로콜리너마저의 현재의 모습과 마음을 담고 있는 듯하다솔직하고 담담하게 말하듯 하는 노래의 감성과 일상의 놓치기 쉬운 편안하면서 섬세한 감정을 담은 가사가 대중과의 교감에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된다오리지널 곡의 버전과 비교해 보면서 변화된 느낌의 세밀한 관찰을 함께하는 것도 즐거운 감상법일 듯하다같으면서 다른 새로운 느낌의 '편지'와 '유자차'를 감상하며 이들과 함께해온 과거의 어떤 한 시점의 추억을 꺼내어 볼 수 있게 해주는 포근하고 왠지 좀 더 성숙하고 다듬어진 느낌의 곡들로 재탄생한 듯하다.

  

현실 세계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줄 거 같은 느낌이다어떠한 기교나 화려한 장치 없이 담백하고 잔잔하게 전달되는 가사와 멜로디는 들을수록 빠져들어 버리게 만든다플레이리스트에 무한반복을 걸어두고 들어도 질릴 수가 없이 그냥 흥얼거리게 만드는 곡이다풋풋한 느낌의 보컬의 음색과 창법이 매력적이다계피가 불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브로콜리너마저의 색깔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마음속으로 다가오는 다른 호소력을 지닌 느낌이다.

 

 

 

 

- 01. 편지 -

 

너 밥은 잘 먹고 다니니

 

어디가 아프진 않니 괜찮니

 

너 아직도 나를 욕하니

 

아님 다 잊어버렸니 괜찮아

 

 

 

 

 - 02. 유자차 -

 

언젠가 문득 너무 힘들때면

 

꺼내어 볼 수 있게

 

그때는 좋았었잖아

 

지금은 뭐가 또 달라졌지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처음 듣는 목소리세션녹음 기술 등 모두 세련된 느낌의 유자차를 만났다하루에 수없이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가수들 밴드들 속에서 인디밴드로 이렇게 오랫동안 팬들에게 멋진 선물 같은 곡들을 써주고 불러준 브로콜리너마저의 새로운 유자차는 그들과의 세월만큼이나 소중하다미친 듯이 곡에 흠뻑 빠지는 건 기존의 팬들이라면 누구든 브로콜리너마저를 수없이 반복해서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이 곡을 들으면 그때 이 곡을 들었을 때의 나이 모습 그리고 바뀐 나의 모습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에 잠기게 한다갑자기 시간이 과거로 흘러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과 함께 했던 추억속을 유영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잔잔한 선율의 세션 연주와 마음을 파고드는 따뜻한 가사가 순식간에 그 음악을 들었던 순간을 체감하게 만든다역시나 그때처럼 쉽고 편안한 가사가 절로 따라 부르게 만들며 마음을 편하게 위로를 전해준다겨울에서 봄을 기다리는 이 시점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곡이다.

 

편곡된 두 곡은 여전히 밴드의 풋풋함과 낭만을 모두 지니고 있다. 10년의 세월 동안 이러한 밴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음악을 발표하고 활발하게 활동했다니이들의 음악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깊은 고뇌가 느껴진다몸도 마음도 녹여 버리는 크고 포근한 담요 같은 이 두 명곡은 세월이 또 지나도 언제나 사랑받는 곡이 될 거 같다이 긴 시간이 지나고 들어도 여전히 힐링송으로 자꾸만 듣고 싶어지는 노래가 될 거라는 기대감이 든다.

 

브로콜리너마저는 2007년 <앵콜요청금지>로 데뷔한 4인조 혼성 인디밴드다멤버로는 덕원(보컬,베이스), 잔디(키보드), 향기(기타), 류지(보컬,드럼)로 구성돼 있으며 지금까지 정규앨범과 EP앨범 다수의 싱글앨범을 발표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10년 정규 앨범 1집 수록곡 '보편적인 노래'와 2011년 2집 수록곡 '졸업'은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 록 노래 부분을 수상했다오랫동안 팬들과 교감하며 활동을 해온 이 밴드의 음악에 앞으로도 많은 리스너들이 집중하고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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