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경우 직업 앞에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젠더의식의 부재는 여전히 만연하다. 인디신에서도 유독 여성 인디 뮤지션에게는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왔다. 남성 뮤지션은 ‘남성 뮤지션’이라 부르지 않는데 왜 여성 뮤지션만 ‘여성 뮤지션’, ‘여성 싱어송라이터’라는 사실을 강조하는지 의구심을 품어봤다면 독립 음악 산업 구조 속 소비되는 여성의 이미지를 유추해볼 수 있다.
특히 10여 년간 사용돼 온 ‘홍대 여신’은 인디신 내 여성의 입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식어다. 이는 뮤지션의 다양한 모습과 전문적인 음악성을 ‘여신’이라는 외적 평가요소로 압축한 전형적인 대상화다. 이런 입지를 타개하기 위해 뮤지션과 그 음악 자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에 라온미디어는 인디 뮤지션 중에서도 여성을, 그중에서도 음악성을 조명하는 별도 섹션을 마련하고 실력파 뮤지션을 발굴한다. [편집자주]
누구나 잠이 안 오는 새벽 찾아 듣고 싶은 노래가 있기 마련이다. 새벽감성을 건드리는 감성 뮤지션들을 소개한다.
■ 김사월
대한민국 포크신을 대표하는 김사월은 음악가 김해원과의 듀오 그룹 김사월X김해원으로 데뷔했다. 2014년 1집 <비밀>을 발매했고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상과 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받으며 인디신을 들썩였다. 앨범 <수잔>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한 김사월은 특유의 나른하고 묘한 매력으로 2016년 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2연속 수상했다. 이에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으며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평소 2019년에는 첫 산문집 <사랑하는 미움들>을 발매하며 스펙트럼을 넓혀 진정한 아티스트로 거듭나고 있다. 고요하고 침착한 정서를 담아내는 김사월은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가진 유일무이한 아티스트다.
■ 스텔라장
‘엄친딸’로 유명한 스텔라장은 프랑스 명문 대학 그랑제콜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수재(秀才)다. 언더그라운드에서 랩을 하며 래퍼의 꿈을 키우던 그녀는 유희열 이적 등 여러 가수의 음악을 접하면서 발라드와 포크 장르까지 섭렵해 음악 스타일이 달라지게 됐다. 2014년 ‘어제 차이고’라는 자작곡을 발매하며 데뷔했다. 2017년 선보인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의 직접 쓴 가사 ‘난 매일 손꼽아 기다려/ 한 달에 한 번 그댈 보는 날’은 월급을 의인화하며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샀다. 피아노, 기타 등 어쿠스틱 악기의 감성을 살린 곡들로 사랑 받고 있다.
■ 정우
싱어송라이터 정우는 2017년 ‘최고은 - 인생의 맛’ 피쳐링을 시작으로 홍대 인근에서 활동해왔다. 최고은, 크라잉넛 한경록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을 했고, 2019년 선배 김사월이 피처링해 화제를 모은 ‘숙희에게’로 데뷔했다. 단출한 포크 사운드에 잔잔하고 담백한 정우의 음색이 더해져 투명한 음악을 만들었다. 2019년 정규 1집 <여섯 번째 토요일>을 발표했다. 음악 활동을 해온 3년간의 이야기를 눌러담아 선보인 앨범은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가득 차있다. 어쿠스틱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자신의 세계를 노랫말로 엮어내는 싱어송라이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