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주사·도수치료에 쏠린 실손보험금…암 치료보다 더 많이 나갔다

비급여 주사·도수치료 보험금 5조 4천억…전체 보험금의 36%
실손보험 적자 1조 6226억…손해율 99.3%로 소폭 개선

 

2024년 한 해 동안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에서 영양주사 등 비급여 주사제와 도수치료에 지급된 보험금이 5조 원을 넘어서며, 암 치료에 지급된 보험금보다 1조원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 적자폭은 다소 줄었지만, 특정 비급여 치료에 보험금이 집중되는 ‘쏠림 현상’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2024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은 총 15조2234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영양주사 등 비급여 주사제(2조8092억원)와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치료(2조6321억원)에 지급된 보험금이 5조4413억원에 달해 전체 보험금의 35.8%를 차지했다.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은 암 치료(1조5887억원)보다 1조2205억원 많은 금액이다.

 

특히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은 전년 대비 15.8% 증가했고,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보험금도 14.0% 늘었다. 무릎줄기세포주사(645억원), 전립선결찰술(438억원) 등 특정 시술의 보험금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실손보험 전체 손익은 1조622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전년(1조9747억원 적자)에 비해 적자폭이 17.8% 줄었으나, 여전히 대규모 적자 상태다.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은 99.3%로 전년(103.4%)보다 4.1%포인트 개선됐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4세대 상품으로 나뉜다. 올해 손해율은 1세대(97.7%), 2세대(92.5%), 3세대(128.5%), 4세대(111.9%) 순으로, 최근 출시된 3·4세대 상품의 손해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계약별 연간 비급여 보험금도 1세대(40만원), 2세대(25만4000원), 3세대(18만2000원), 4세대(13만6000원)로 1세대가 4세대의 약 3배에 달했다.

 

2024년 말 기준 실손보험 보유계약은 3596만건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다. 세대별로는 1세대(638만건, 마이너스 6.5%), 2세대(1552만건, 마이너스 4.4%), 3세대(804만건, 마이너스 2.7%)는 감소한 반면, 4세대(525만건, +39.6%)는 크게 늘었다. 4세대 상품은 자기부담률이 높고 비급여 한도 제한 등 보장 구조가 강화돼 보험금 지급 억제 효과가 기대된다.

 

지급보험금의 의료기관별 비중을 보면 의원이 32.2%로 가장 높았고, 병원(23.3%), 종합병원(17.3%), 상급종합병원(14.0%) 순이었다. 한방병원(5939억원, 16.1%↑), 한의원(1511억원, 28.6%↑) 등 비급여 진료가 많은 의료기관의 보험금 지급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비급여 치료 항목에서의 보험금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실손보험료 부담 완화와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자기부담률 차등화, 중증·비중증 보장 차등화 등 개혁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발표된 실손보험 개혁안에 따라 앞으로는 비급여 항목 중 중증질환 위주로 보장이 집중되고, 비중증 항목은 자기부담률과 보장 한도가 대폭 강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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