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계 부자도시 19→24위 '뚝'…"韓 정치상황 영향"

50대 도시 중 최대폭 하락…"원화 절하·자산가 해외유출이 요인"

 

지난해 전 세계 가장 부유한 50대 도시 가운데 서울이 가장 큰 폭으로 순위가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투자이민 컨설팅 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와 자산 정보업체 뉴월드웰스의 '가장 부유한 50대 도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으로 서울에 사는 백만장자 수는 6만6천명으로 전년(8만2천500명)보다 감소했다.

 

순위는 24위로, 전년도 19위에서 5계단 내려갔다. 이는 50대 도시 중 가장 큰 낙폭이다.

 

이 통계에서 백만장자는 상장사 주식과 현금 보유액, 암호화폐 등 '투자 가능한 유동 자산'이 미화 100만달러(작년 말 환율로 약 14억7천만원) 이상인 사람을 가리킨다. 부동산은 제외된다.

 

서울에서 이같은 자산이 1억달러(작년 말 환율로 약 1천470억원) 이상인 억만장자는 148명으로, 역시 전년(195명)보다 줄었다.

 

백만장자 수를 10년 전과 비교한 증가율은 17%로, 전년도(2013∼2023년) 증가율 28%보다 크게 낮아졌다.

 

앤드루 어모일스 뉴월드웰스 연구총괄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면서 먼저 원화 가치 하락을 꼽았다. 그는 "2024년 미 달러 대비 한국 원화는 꽤 큰 절하를 겪었다. 이는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하는 우리 통계에서 중요한 요인"이라며 "달러 기준 코스피 지수는 한 해 동안 20% 이상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72.5원으로, 1년 전의 1,288.0원보다 184.5원(14%)이나 뛰었다.

 

지난해 원화 기준 코스피는 약 10% 하락했지만, 가파르게 오른 원/달러 환율이 반영된 달러 환산 코스피는 그보다 하락률이 더 높았다.

 

어모일스 연구총괄은 또한 "많은 수의 고액 자산가가 나라 밖으로 빠져나갔다"라고도 지적했다.

 

헨리앤드파트너스가 별도로 발표한 2024년 국가별 백만장자 순유출 추정치에서도 한국은 1천200명으로, 중국(1만5천200명)과 영국(9천500명), 인도(4천300)명에 이어 세계 4번째로 많았다.

 

어모일스 연구총괄은 "이와 같은 모든 요인에 있어 정치적 상황과 시위는 분명히 주요 동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세계 최고 부자 도시는 미국 뉴욕시(38만4천500명)였으며,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34만2천400명), 일본 도쿄(29만2천300명), 싱가포르(24만2천400명), 미국 로스앤젤레스(22만600명)가 뒤를 이었다.

 

런던은 21만5천700명으로, 처음으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테크 부문에서 미국 장악력이 커지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높은 세금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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