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바티칸 깜짝 방문…교황 비공개 접견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9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공개로 만났다고 교황청이 발표했다.

 

교황청은 이날 저녁 성명에서 "교황이 오늘 오후 찰스 국왕과 커밀라 왕비를 비공개 접견했다"며 "교황은 국왕 부부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며 빠른 회복을 기원해준 데 대해 답례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의 결혼 20주년이자 찰스 3세의 아버지인 필립공 별세 4주기로 국왕 부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라고 교황청 관영매체 바티칸뉴스가 전했다.

 

버킹엄궁도 찰스 3세와 교황이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버킹엄궁 측은 "교황의 건강이 회복돼 접견을 허락해준 데 대해 국왕 부부는 매우 기쁘게 생각했으며, 직접 만나 서로의 안부를 나눌 수 있었던 기회를 소중히 여겼다"고 전했다.

 

찰스 3세의 바티칸 방문과 교황 접견은 앞서 교황의 건강 문제로 인해 취소됐다가 깜짝 성사된 것이다.

 

버킹엄궁은 지난달 25일 성명에서 교황의 건강 문제를 고려해 국왕과 왕비의 바티칸 방문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양쪽 폐에 발생한 폐렴으로 병원에서 38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던 교황이 지난달 23일 퇴원하기는 했지만, 최소 두 달간 안정을 취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당초 8일로 예정됐던 면담을 연기한 것이다.

 

하지만 교황의 건강이 빠르게 호전되면서 찰스 3세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7∼10일) 중 극적으로 일정이 조율돼 전격적으로 비공식 면담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교황청은 교황이 바티칸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국왕 부부를 맞이했다고 전했다.

 

교황은 지난 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병자와 의료인들을 위한 희년 폐막 미사에 예고 없이 깜짝 등장하고, 7일에는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만나는 등 대면 일정을 점진적으로 재개하고 있다.

 

찰스 3세는 영국과 영연방 14개국의 군주일 뿐만 아니라 영국성공회의 수장이기도 하다.

 

2019년 존 헨리 뉴먼 추기경의 시성식을 앞두고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는 교황청 기관지인 로세르바토레로마노에 기고한 글에서 "이는 단지 영국이나 가톨릭 신자들뿐 아니라 그의 가치에 영감을 받은 모든 이들을 위한 경사"라고 밝혔다.

 

찰스 3세는 2019년 10월 13일 바티칸에서 열린 시성식에 직접 참석했으며, 행사 직후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2017년에도 만났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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