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주가 하락에 대해 자신의 DOGE 활동 탓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괜찮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미 CBS 방송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저녁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열린 주(州) 대법관 선거운동 타운홀 행사에서 DOGE 활동이 "내게 많은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다"며 "매우 비싼 일"(very expensive job)이라고 말했다.
이어 DOGE 활동을 반대하며 테슬라 매장과 차량 등을 공격하는 이들을 일컬어 "그들이 하려는 것은 나와 테슬라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이 일을 그만두게 하는 것"이라며 "내 테슬라 주식과 테슬라를 보유한 모든 사람의 주식이 거의 절반이 됐다. 그것은 큰일"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 나는 테슬라 주식이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Long term I think Tesla stock's going to do fine)며 "그래서 아마도 지금이 매수 기회다"라고 덧붙였다.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한 달여 뒤인 작년 12월 17일 479.86달러까지 올랐으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고 머스크가 DOGE 활동을 시작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해 지난 28일 종가(263.55달러) 기준으로 최고점 대비 45% 넘게 하락한 상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의 개인 자산가치도 올해 들어 1천억달러(약 147조5천억원) 이상 줄었다.
머스크와 DOGE의 연방 기관 축소, 공무원 대량 해고에 반대하는 기류가 점점 더 거세지면서 테슬라 주가에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29일에는 미국에서만 200개가 넘는 테슬라 매장에서 머스크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고, 호주와 뉴질랜드, 핀란드, 노르웨이, 독일, 프랑스, 영국 등 미국 외 지역의 테슬라 매장 200여곳에서도 시위가 잇따랐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런 상황에서도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천문학적 금액을 기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 된 머스크는 최근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전에도 뛰어들어 보수 성향 후보의 당선에 힘을 쏟고 있다.
지역 신문 밀워키저널센티널에 따르면 머스크는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에서 공화당이 지지하는 브래드 시멀 후보 당선을 위해 1천400만달러(약 206억원)가 넘는 돈을 썼다.
이번 대법관 선거에서 시멀 후보가 뽑히면 위스콘신주 대법원은 4대 3 보수 우위로 재편된다. 공화당은 선거 경합주로 분류되는 위스콘신주 법원을 우경화하면 낙태와 선거구 조정 등 각종 제도를 공화당에 유리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언론은 자동차 제조사의 자동차 직접 판매를 금지하는 위스콘신주에서 테슬라가 직판점 개설을 위한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머스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 대법관 선거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