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의 전쟁터에서 만신창이 상태로 구조된 사자 5마리가 영국으로 옮겨져 새 삶을 찾았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영국 애시퍼드 스마든에 있는 동물보호소 '빅 캣 생크추어리'에는 우크라이나 전쟁터 최전선에서 구출된 사자 5마리가 지내고 있다.
이들 사자는 발견 당시 모두 주인으로부터 버려졌거나 방치된 상태였다. 이 중 '유나'라는 이름을 가진 암사자는 벽돌로 만들어진 작은 우리에 갇혀있었고 인근에 떨어진 미사일 파편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다. 구조 당시 걷지도 못하는 상태여서 안락사까지 고려됐었다고 한다.
다른 암사자 '아마니'와 '리라' 자매는 새끼 때부터 관광객과 사진을 찍기 위해 길러졌을 것으로 추정됐으며, 또 다른 암사자인 '반다'는 아파트에 갇혀 영양실조 기생충 감염에 시달리고 있었다.
유일한 수컷인 '로리'는 사설 동물원에서 학대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빅 캣 생크추어리의 캐머런 휘트널 이사는 "이들 사자 다섯마리는 모두 불법적인 동물 거래로부터 온 것"이라며 "동물원에서 온 사자는 한 마리도 없다"라고 말했다.
사자들은 우크라이나 여성 나탈리아 포포바가 수도 키이우에서 운영하는 야생동물 구조 센터에 의해 구출됐다. 이들 사자뿐 아니라 호랑이, 표범, 늑대, 사슴, 원숭이 등 구출된 수백마리의 동물들이 포포바의 구조센터를 거쳐 치료와 회복을 위해 해외로 보내졌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지난 2022년 전쟁 발발 이후 사람이 키우던 다수의 동물이 방치되거나 버려져 고통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빅 캣 생크추어리는 사자를 수용할 시설이 없었음에도 이들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부터 모금 활동을 통해 50만 파운드(약 9억4천만원)가 모였고, 이 기금으로 사자들을 영국까지 데려오고 치료해주고 새 보금자리를 지었다. 이 보호소 직원들은 사자들이 새 보금자리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