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태화강' 찾은 연어 19년만에 최저…올해 37마리 그쳐

2014년 1천827마리 정점 이후 '뚝'…"태풍·기후변화 영향"

 

"고향 찾는 연어가 너무 줄었어요." 

울산의 젖줄이자 생명의 강으로 다시 태어난 태화강에서는 2003년부터 연어가 회귀하기 시작했다.


공업 도시이자, 산업의 수도로만 알고 있던 울산에 연어가 찾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울산시민들뿐만 아니라 외지인들은 그저 놀라웠고 특별한 선물로까지 여겼다. 그렇게 매년 고향 태화강을 찾아오던 연어가 올해는 2005년 67마리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 울주군과 태화강생태관은 올해 회귀 연어가 현재까지 37마리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태화강생태관은 지난 11월 1일 오후 4시 30분께 울주군 범서읍 구영교 인근에서 산란을 위해 올해 처음 회귀한 연어 2마리를 잡았는데, 암컷과 수컷 한 마리씩이다.


태화강생태관은 구영교 인근에 연어 포획장을 설치해 11월 30일까지 연어 회귀량을 파악하고 개체를 조사해 회귀 연어에 대한 기초생태자료를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조사 기간을 6일까지로 연장했다. 기간은 늘리긴 했지만, 더 이상의 회귀 연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들어서는 보통 회귀하는 연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올해 회귀 연어 37마리는 2005년 67마리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처음 연어 회귀량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3년에는 5마리였지만 그 이후에는 회귀 연어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09년 614마리, 2010년 716마리, 2011년 271마리, 2012년 592마리로 2000년대 말부터 세 자릿수로 늘었다. 2013년 1천788마리에 이어 2014년 1천827마리로 급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가 2015년 578마리로 줄고 2016년 123마리, 2020년 885마리, 2021년 136마리, 2022년 173마리 등으로 증감을 거듭하다가 2023년에는 45마리에 머물렀다.


연어가 돌아오는 시기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에 집중된다고 한다. 회귀 연어가 크게 줄어든 것은 주로 태풍 영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16년 123마리는 8년 만에 최저치였는데, 그해 10월 초 울산을 휩쓸고 간 태풍 차바의 영향이 꼽혔다.


당시 태풍으로 태화강 하천이 온통 흙탕물이 되고 연어가 올라오는 강바닥 길목 등지에는 자갈과 돌이 마구 쌓이는 등 지형변화가 생긴 것이 회귀에 큰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태풍뿐만 아니라 남미 페루나 칠레 연안 등지에서 바닷물 수온이 올라가는 엘니뇨 같은 기후도 연어 회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환경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다.


태화강생태관은 2016년부터 태화강으로 회귀하는 연어를 포획해 배양장에서 알을 인공부화하고 배양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올해도 어린 연어를 생산하고 내년에는 방류할 계획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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