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제가 공군 학사장교로 임관', '쌍둥이 가족 행복 네트워크 출범', '생후 7개월 쌍둥이 딸 살해 혐의 40대 친모 구속', '자연임신 다섯쌍둥이 가정에 9인승 카니발 선물'.
최근 한 달간 쌍둥이 관련 기사의 제목이다. 이런 기사가 나올 때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기사 댓글에 '요새 쌍둥이가 많아지긴 했다'는 의견이 올라온다. 저출생으로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쌍둥이들은 오히려 많이 태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일까?
통계청의 인구 동향 조사 자료를 보면 쌍둥이의 출생이 2010년대 중반 이후 감소 추세지만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했다.
출생 쌍둥이 수는 1993년 8천108명에서 2016년 1만6천166명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1만2천622명으로 줄었다. 여기서 쌍둥이는 흔히 말하는 쌍둥이뿐 아니라 세쌍둥이 이상도 포함한다. 통계청 통계나 학술논문 등에서 사용하는 '다태아'를 가리킨다. 세쌍둥이 이상의 수가 많지 않고 '다태아'라는 용어가 낯선 점을 고려해 '쌍둥이'로 통칭했다.
쌍둥이 출생이 2010년대 중반까지 늘어난 것은 저출생 추세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전체 출생아 수는 1993년 71만5천826명에서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 23만28명으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전체 출생아에서 쌍둥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3년 1.13%에서 2022년 5.81%까지 올랐다. 지난해 5.49%로 한풀 꺾였지만 1990년대 내내 1%대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쌍둥이 출생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쌍둥이 출생 증가의 원인을 산모의 고령화와 인공수정과 같은 보조생식술의 확산에서 찾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산모의 평균 연령이 2003년 29.7세에서 지난해 33.6세로 20년 사이 3.9세 많아졌다. 쌍둥이 산모만 놓고 보면 평균 연령이 2003년 30.7세에서 지난해 35.2세로 4.5세 증가했다.
전체 출생아 대비 쌍둥이 비중을 산모 연령별로 보면 쌍둥이 출생과 산모 고령화간 연관성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기준 산모의 연령이 25세 미만인 경우 쌍둥이 비중은 2.0%, 25∼29세는 2.7%에 그쳤으나 30∼34세는 4.5%, 35∼39세는 8.3%에 달했다. 산모가 고령일수록 쌍둥이 비중이 급격하게 늘었다.
보조생식술 확산의 영향도 통계 수치에서 확인된다. 정부가 처음으로 2006년에 난임 부부에게 시험관 아기 시술비 일부를 지원했고, 이후 2010년과 2011년엔 난임 부부 지원을 확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생 쌍둥이 수는 2005년까지는 1만명 내외에서 정체됐다가 정부 지원이 시작된 2006년에 1만843명, 이듬해인 2007년은 1만3천530명으로 각각 전년 대비로 13.7%, 24.8% 급증했다. 또한 지원이 확대된 2010년과 2011년에 출생 쌍둥이 수가 전년 대비로 6.5%, 7.9% 증가했고, 2012년에도 12.8% 늘었다.
박상화 당시 서울대 의학연구원 인구의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임달오 공주대 교수는 '우리나라 다태아 출생률 추이에 관한 연구:1981∼2017'(2019)이란 논문에서 "난임부부 체외수정 시술비 정부 지원 사업이 개시된 2006년 이후 다태아(쌍둥이) 출생률의 증가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고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