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팝스] Golden Slumbers

 

애비 로드(Abbey Road)는 영국 런던 북부 캠던구와 시티 오브 웨스트민스터에 걸친 도로로, 킬번 북서쪽의 퀙스 로드와 웨스트 엔드 레인이 만나는 교차로에서 시작된다. 남동쪽 방면으로 약 1.6㎞ 정도 이어지는 길인데, 벨 사이즈 로드와 바운더리 로드, 말보로 플레이스를 거쳐 그로브 엔드 로드와 가든 로드가 만나는 교차로에서 끝난다. 여기서 서쪽으로 애버콘 플레이스와 이어진다. 비로드 남동쪽 끝 3번지에 저 유명한 EMI 소속 애비 로드 스튜디오가 있다. 비틀즈라는 이름과 더불어 영원히 기억될 장소다.

 

1969년, 비틀즈는 그들의 마지막 앨범 『Abbey Road』를 내놓는다. 그리고 스튜디오 바로 앞 애비 로드의 횡단보도를 멤버 네 명이 가로지르는 사진을 촬영해 앨범 커버로 사용했다. 맨 왼쪽, 그러니까 가장 나중에 횡단보도를 걷는 인물이 조지 해리슨이다. 그 앞에 폴 매카트니가 맨발로 걷고 있고 검은 양복을 입은 링고 스타와 온통 흰 양복과 구두로 치장한 존 레논이 앞서 간다. 2024년 현재 앞장선 레논과 뒤처진 해리슨은 세상에 없다. 『Abbey Road』 발매와 동시에 횡단보도는 런던의 명소가 되었다. 오늘날 런던의 랜드 마크 가운데 하나이며 포토 포인트로서 2010년 12월 잉글리시 헤리티지가 주관하는 등록문화재 2급으로 지정됐다.

 

『Abbey Road』는 비틀즈가 발매한 11번째 스튜디오 음반이다. 『Let It Be』보다 먼저 발매되었지만 나중에 녹음되었기 때문에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으로 여겨진다. 영국에서 1969년 9월 26일, 미국에서는 같은 해 10월 1일 발매됐다. 비틀즈의 앨범 중 가장 짜임새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구나 밝고 낙관적인 분위기가 충만했다. 아이로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앨범을 녹음하던 시기는 멤버들의 불화가 최악으로 치달아 비틀즈가 깨지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평론가와 역사가들은 이런 점에서 프로듀싱을 맡은 조지 마틴을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Abbey Road』는 팝 록, 블루스 록, 사이키델릭 록, 아트 록, 소프트 록, 하드 록, 심포닉 록, 프로그레시브 팝을 비롯해 비틀즈의 음악적 역량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A, B사이드는 완전히 분위기가 다른데, 레논이 중심이 된 A사이드는 독립된 곡들이 나열된 반면 매카트니가 중심이 된 B사이드는 비교적 짧은 곡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면서 긴 흐름을 형성하였다. 레논이 이 부분을 깎아내리기도 했지만 그가 뭐라고 했든 매카트니에 의해 장장 16분간 이어지는 짧은 곡들의 메들리 구간은 『Abbey Road』라는 앨범의 하이라이트이며 앨범과 밴드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구현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메들리는 매카트니의 「You Never Give Me Your Money」로 시작해 레논이 작곡한 「Sun King」, 「Mean Mr. Mustard」, 「Polythene Pam」이 이어지고 다시 매카트니의 곡인 「She Came In Through the Bathroom Window」가 등장한다. 그 뒤를 매카트니의 노래 3곡이 따라붙는데, 「Golden Slumbers」와 「Carry That Weight」, 「The End」로 연결된다. 「The End」에서 링고 스타가 감춰 두었던 잠재력을 폭발시키듯 드럼 솔로를 들려준다. 노래는 “And in the end, the love you take is equal to the love you make.”라는 마지막 메시지로 막을 내린다. 비틀즈의 팬이라면 작별을 예고하는 듯한 이 대목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릴 것이다.

 

『Abbey Road』는 비틀즈의 음악성을 집대성한 앨범이다. 전작인 『Revolver』,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The Beatles』와 더불어 팝 음악사상 최고의 명반으로 손꼽힌다. 2020년판 롤링 스톤 선정 500대 명반에서 5위에 선정됐다. 롤링 스톤에서 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틀즈 앨범 인기투표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대중적이면서 실험적이고,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하여 11주 동안 빌보드 차트 1위를 지켰으며 1960년대 발매된 앨범 중 다섯 번째로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수록곡들 모두 사랑을 받았고, 특히 「Come Together」와 「Something」은 더블 싱글로 발매되어 미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Golden Slumbers」는 B사이드 메들리의 정점에 서 있다. 곡의 뿌리는 잉글랜드의 극작가 토머스 데커가 쓴 「Cradle Song」에 있다. 이 시는 데커의 1603년 희극 『Patient Grissel』에 등장한다. 매카트니는 여동생 루스가 피아노에 얹어둔 시트 뮤직에서 이 시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의 보컬은 노래와 잘 어울린다. 피아노, 베이스 기타, 현악기 섹션의 반주로 자장가처럼 시작된 노래는 “Golden slumbers fill your eyes” 부분부터 헤비한 톤으로 전환된다. 「Golden Slumbers」의 주요 녹음 세션은 1969년 7월 2일에 있었다. 레논은 7월 1일 스코틀랜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했기 때문에 참여하지 못했다. (레이블:애플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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