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노트] 인디밴드 크라잉넛 "최초의 조선 펑크 선봬"

 

[라온신문 서유주 기자] 펑크록은 1970년대 중반 이후에 영국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록의 하위 장르 중 하나로 헤비 록 사운드가 기성사회와 타협한 것에 불만을 품은 젊은 세대들이 들고나오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으로 확산했다.

 

펑크록은 대부분 4분의 4박자 리듬에 경과부 없는 단순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주 멜로디에 반복적인 같은 음을 사용함으로써 단순하고 강렬한 코드와 빠른 리듬을 기반으로 한 탄력적인 기타 연주와 베이스라인을 중심으로 연주한다. 동시대 타 장르에서는 볼 수  없던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가 담겼으며 뮤지션의 생각이 솔직하고 대담하게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크라잉넛은 퍼포먼스적 면모도 뛰어난 록밴드로, 한국 인디음악사에 최초로 이뤄낸 업적이 많다. 국내 최초의 인디밴드이며, 지난 1996년 발매한 <아워 네이션(Our Nation)>은 한국 최초의 인디 앨범이다. 수록곡 '말 달리자'는 대중에게 이른바 '조선 펑크'라는 말을 유행 시켜 펑크 록이라는 장르를 거부감 없이 알린 최초의 펑크 밴드이기도 하다. 인디 최초로 앨범 10만장 연속 판매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말 달리자'는 인디 수식어 없이도 회자하는 공전의 히트곡이다. 한국 인디음악을 상징하는 역사 그 자체이며 인디 음악계의 판도를 온전하게 성립시킨 계기이기도 하다.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과 들끓는 반항, 불만의 대상을 향한 외침을 통해 한국형 펑크의 시발점이 됐다. 시대상 IMF로 인한 막막한 현실을 대변하며 '닥쳐'라고 외치는 가사에 가슴 속에 응어리가 맺힌 청춘들이 열광했다. 당시 다른 음악에서 볼 수 없었던 사회에 대한 불만과 자신들만의 생각을 샤우팅 창법으로 표현한 파격적이고도 대담한 곡이었다. 

 

곡의 조성은 4/4박자의 D Major Key이며, 드럼 2마디 연주를 시작으로 기타와 베이스가 더해진다. 벌스1 한 구절이 6마디로 구성돼 2회 반복하며, 프리코러스 10마디와 코러스 8마디로 진행된다. 2마디의 간주 드럼 연주가 전주와 같이 진행되며 벌스2와 프리크로스가 앞부분과 같이 반복된다. 여기에서 코러스는 두 번 반복되는데 그 중 마지막 2마디는 리타르단도로 연주한다. 마지막으로 후주의 2마디가 페르마타로 진행되면서 노래는 끝난다. 전체적으로 동일한 멜로디의 반복 사용과 단순한 코드 반복이라는 펑크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 

 

드럼은 기본적인 로큰롤 리듬의 변형된 리듬을 사용했는데, 드럼의 8비트에서 16분음표로 나눈 리듬들을 텀을 활용해 연주했다. 주요 코러스의 리듬은 하드코어 펑크 또는 데스메탈에서의 리듬으로 주로 쓰이는 블레스트 비트를 사용했다.

 

보컬은 주로 록이나 헤비메탈에서 많이 부르는 샤우트 창법을 이용해 펑크 음악의 특징인 주 멜로디에 같은 음을 반복해 부르며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만들어냈고 불만들을 뿜어내듯이 이 곡을 표현했다.

 

크라잉넛은 자신들만의 음악적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변화를 시도해 대중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펑크라는 큰 도화지 안에 다양한 장르들을 그려넣듯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그들의 음악적 역량을 보여줬다. 지금까지도 공연, 방송은 물론 영화나 드라마 OST 참여 등 활발하게 활동하며 이상적인 팀워크를 보여주고 있는 이들은 지난해 데뷔 25주년을 맞아 베스트앨범을 출시하고 기념 콘서트를 열었다. 크라잉넛은 그들의 이름을 딴 공연 ‘크라잉넛 쇼’를 매년 개최하며 신인 인디밴드에도 기회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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