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두 아들 30년 독박 육아한 아내가 듣고 싶은 말…"고생했다. 애썼다"

 

‘결혼지옥’에 ‘열무 부부’가 찾아왔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30년 동안 지적 장애 아들 둘을 어엿하게 키워낸 열정적인 아내와 양육에 무심했던 남편이 등장했다.

 

이날 아내는 스물한살의 나이에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고 밝히며 "(남편이) 저를 배려해주고 잘해줄 것 같아서 낯설지 않은 느낌이었다. 편해 보여서 동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도중에 엄마한테 끌려갔다. 친정은 반대가 심했다. 나이 차이가 12살이고 엄마와 10살 차이 밖에 안 된다. 같이 살다가 첫째 임신 후 혼인신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남편은 "나이 차이가 있으니까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았다. 짐을 가지고 집에 왔더라. ‘조금 있다가 가겠지’ 생각도 했는데 안 가더라"며 아내와 서로 다른 기억을 털어놨다.

 

아내는 "(첫째 아들이) 5, 6살 때 장애가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더니 지적 장애 2급을 받았다. 그때는 남편에게 같이 가자 얘기도 못했고 검사 얘기도 안 했다. 결과가 나온 후에도 바로 말을 못하고 망설이다가 얘기했다. (남편은) 받아들이기 힘들어해서 많이 방황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남편은 "초반에 좀 창피했던 건 사실이다. 기분도 많이 안 좋았다. 1년 넘게 술로 세월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또한 아내는 제작진과 인터뷰를 통해 "(남편은)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서 사람들에게 애가 장애있다는 걸 잘 얘기 안 한다. 아이 학교가 집 앞인데 남편은 운동회를 안 갔다. 마음만 있으면 갈 수 있는 건데 장애 있는 아이의 학교는 가기 싫다는 거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아내는 남편의 양육부담에 대해 털어놨다. 아내는 "(남편에게) 간절히 부탁했던 건 아들이 2차 성징이 오면서 목욕시키기가 힘들었다. 그걸 부탁했는데 거절했다. 옛날에 껌 종이 판박이가 있었다. 목욕을 했는데도 안 지워져 있더라. 자기 자식인데도 건성으로 대충했다는 것이지 않나. 난 그런 것들이 이해가 안 간다. 울면서 애원한 적도 있었는데 안 받아줬다. 나는 끝까지 가정을 유지하려고 같이 하기 위해서 울며불며 했는데. 자기 친구들한테는 그렇게 잘 하면서"라며 울분을 토했다.

 

아내는 제작진과 인터뷰를 통해 "저는 다른 걸 바라는 게 아니라 '당신이 있어서 우리 애들이 잘 됐다. 고생했다. 애썼다'는 말이 듣고 싶은 거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 박사는 이 감정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먼저 정확하고 정서적인 사과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지 말고 남편이 먼저 30년 간 자신의 잘못에 대해 명확히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쌓인 많은 감정들을 필담으로 적어 대화하는 ‘마음 교환 일기장’을 맞춤 힐링 리포트로 제시했다.

 

‘마음 교환 일기장’은 아내가 구체적으로 남편에게 서운했던 사건, 당시 아내의 마음, 그때 남편이 어떻게 해줬으면 했는지를 적으면, 남편이 그 내용을 깊게 고민하며 답장을 적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일단은 서로에게서 한 발 떨어져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부부는 이 힐링 리포트를 열심히 실천해, 해묵은 감정의 골을 메우려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스튜디오를 나섰다.

 

한편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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