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신문 서유주 기자] 인디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논의는 현재진행형이다. 메이저와 구별되는 독자적 유통망의 구축 여부를 놓고 판단하기도 하고 장르나 스타일, 뮤지션과 팬의 성향 등에 따라 분류하기도 한다. 여러 면에서 한국의 인디는 자본의 성격, 생산과 유통을 둘러싼 산업과 비즈니스 측면뿐 아니라 음악에 대한 취향과 감수성, 장르나 스타일, 심지어 정서까지 복합적으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어느 하나를 기준으로 인디냐 아니냐를 구분짓기 어려운 이유다.
인디 레이블들의 유통과 홍보, 마케팅 방식을 살펴보면 규모가 제법 크고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레이블의 경우, 레이블 내부에서 모든 단계를 해내기도 한다. 인디 레이블은 메이저와는 독립적인 유통 시스템을 가지려 하는데, 이들의 경우 자사의 규모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한다. 비슷한 색깔을 공유하거나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진 레이블들이 협력과 공조를 통해 유통이나 홍보의 한계를 해결하려 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은 인디 레이블의 경우 이러한 전 과정을 모두 소화해내기란 쉽지 않다.
음악산업이 변화하면서 인디씬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대중적 인기를 획득하면 음원 판매량이 높아지는 것은 메이저나 인디나 다르지 않다. 트렌디한 음악으로 드라마나 광고 OST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주류 기획사의 기법을 나름의 방식으로 전유하기도 한다. 일종의 캠페인을 통해 자신들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도 하고 다소 어린 연령대의 신인을 선발하기 위한 오디션을 접목시키기도 한다.
인디의 활동무대는 점점 확장되고 있지만 여전히 홍대앞은 인디의 성전과 같다. 장르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는 곳이자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요즘엔 우리 인디 음악이 홍대를 넘어 해외에서 사랑받기도 한다. 국제 페스티벌이 계기가 되기도 하고, SNS나 유튜브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에 힘입어 자발적인 해외 팬층이 유입되기도 한다. 스마트폰에 녹음한 음악이 SNS를 기반으로 퍼져나갈 정도로 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기술의 진보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
중요한 것은 인디 음악에 대한 정책적, 제도적 지원이다. 결과물에 대한 지원이 아닌 실질적으로 창작을 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사회보장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인 인디 뮤지션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실제로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접근이 용이하게 개선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