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간' 래아의 뮤지션 데뷔 "대중음악도 접수하나"

 

[라온신문 김혜련 기자] ‘가상인간’ 래아가 싱어송라이터 데뷔를 발표하면서 대중음악 업계에 큰 바람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지난 11일 LG전자는 AI기술로 구현된 래아 킴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 미스틱스토리와 음원을 발매한다고 밝혔다. 래아 킴은 7만여 건에 달하는 실제 배우의 움직임과 표정을 추출한 모션 캡처 작업과 딥러닝 기술, 자연어 학습 등을 통해 목소리를 입히고 움직임을 구현해 만든 가상인간이다. 2020년 5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 후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로 활동하며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만4000명에 달하는 인기 인플루언서로 통한다. 래아의 이름은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을 가졌다.

 

래아는 미스틱스토리의 '버추얼 휴먼 뮤지션 프로젝트'에 참여해 음원을 발매할 예정이다. 평소 SNS 등에서 자신을 ‘싱어송라이터’로 소개해 왔으며 현재 곡 작업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버추얼 휴먼 뮤지션 프로젝트’는 미스틱스토리의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가수 윤종신이 직접 참여, 래아의 노래는 물론 목소리까지 프로듀싱할 예정이다. LG 전자가 지난 4일 공개한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에서 래아는 댄스곡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보이면서 더욱 기대감을 높였다. 래아는 “단순히 음악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비주얼 아트, 패션 등 다양한 요소를 접목해, 모두 함께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래아킴과 같은 사례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1998년 데뷔한 사이버 가수 아담은 큰 반향을 일으키며 2장의 앨범 활동을 이어나갔다. 당시 아담의 첫 번째 앨범은 무려 2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는가 하면 각종 CF에서도 활약했다. 하지만 기술력의 한계로 반짝 인기를 누리다 이내 사라졌다.

 

이후 오랫동안 외면받던 가상인간은 기술력이 발달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가상의 캐릭터는 그 자체로의 장점이 많다. 먼저 기술이 발달하면서 실제 인간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흔히 말하는 학폭, 열애설 등 구설수에 오를 일도 없을 뿐더러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가상인간을 대중음악업계에서도 잘 활용한다면 무명의 음악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 일본에서 보컬로이드를 통한 ‘하츠네 미쿠’를 개발해 많은 무명 작곡가들이 자신의 음악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보컬로이드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데이터화 해놓은 음성합성 엔진이다. 이를 활용해 만든 가상의 캐릭터 ‘하츠네 미쿠’를 사용해 ‘니코니코동화(ニコニコ動画)'라는 사이트에 음원을 출시하면서 자신의 곡을 출시하는 무명 작곡가들이 늘어났다.

 

 

다시 말해 무명 작곡가들이 별다른 비용 없이 자신의 노래를 가상의 캐릭터 ‘하츠네 미쿠’가 부르게 하고 이를 공개할 수 있게 됐던 것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 요네즈 켄시 역시 과거 이러한 방법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알린 것이 데뷔의 계기가 됐다. 현재는 개성이 강해 인기가 편중돼 있지만 ‘하츠네 미쿠’와 같은 가상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은 무명 작곡가들에게는 혁신적인 방법이었다.

 

이렇듯 래아와 같은 가상 인간의 데뷔가 단지 기술력을 선보이기 위한 마케팅으로 끝나는 것은 아쉽다. 가상의 캐릭터를 활용해 무명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 활동을 도운 사례가 있듯이 이를 적극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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