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돌파구] 늘어나는 오디션 프로그램

 

[라온신문 서유주 기자] 국내에는 유독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다. 지난해 ‘싱어게인’, ‘포커스’를 비롯해 ‘슈퍼스타K’ 시리즈 등 지금까지 무수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존재해 왔으며 최근에는 ‘슈퍼밴드2’가 방영을 시작했다.

 

현재 인디씬에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가수 중 상당수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란 점을 생각하면 이제 인디 가수에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자기 자신을 알리는 또 하나의 중요한 플랫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오디션 프로그램의 양식은 1999년 뉴질랜드의 ‘팝스타’ 포맷으로부터 시작됐다. <팝스타>에서는 장르 혼합이 이뤄지고 이러한 혼합을 바탕으로 방송의 포맷이 구성된다.

 

경연 형식의 방송프로그램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바이벌 형식을 만들어 시청자는 누가 우승할 것인지 관심을 두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짜릿함에 매력을 느낀다. 또한, 오디션 리얼리티 쇼는 다양한 미션을 통해 참가자들의 가창력뿐 아니라 개성과 태도, 매력, 음색, 톤 같은 여러 요소를 평가하면서 무대에 한층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한국의 방송 역사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데에는 ‘슈퍼스타K’ 시리즈가 결정적이었다. 한국형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로 평가되는 ‘슈퍼스타K’는 단순히 참가자들이 노래를 부르고 순위를 가리는 방식이 아닌 다양한 버라이어티쇼 요소를 지닌 프로그램이었다.

 

각각의 출연자들의 사연을 스토리텔링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끔 했다. 제작진이 만든 스토리텔링은 시청자들에게 하나의 서사를 지닌 ‘드라마’가 됐고 오디션 참가자들의 노래에 쉽게 감정이입을 보였다. 특히 ‘슈퍼스타K 2’에서 환풍기 수리공 허각이 우승했을 때, 시청자들은 희망 섞인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한계점은 존재한다. 대부분 대중가수를 뽑는 오디션이기에 흔히 보지 못하는 인디 장르 보다는 대중에게 가까운, 사랑받는 장르의 가수가 뽑히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장르의 다양성 확보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현재의 음악시장은 지금껏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았다.

 

다양한 음악이 지속해서 방송을 통해 소개되고 그 과정에서 대중음악의 폭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때만이 모든 음악의 균형적 발전과 뮤지션 중심의 음반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들을 보면 두 가지 장르의 가수로 나눠진다. 발라드와 댄스다. 모든 방송사 오디션에 참가했던 참가자 중 통기타, 젬베 등 본인의 악기로 연주하며 독특하고 신선한 음악을 보여준 이들이 많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음악 장르를 이해하면서 아직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장르가 넓게 자리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른 한 가지는 바로 공정성이다. ‘슈퍼스타K’로 오디션 프로그램 포맷을 널리 알렸던 방송사에서 시작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조작 의혹이 일었고 조사 결과 시즌 1부터 시작된 조작이 밝혀지면서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무한경쟁사회에서 승자와 패자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 그 과정과 결과는 대중이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하며 절차 역시 투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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