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의 기회균등] ‘고스트라이터’ 논란 → 한음저협 분쟁조정위원회 설립

[라온신문 서유주 기자] ‘히트곡 제조기’로 불리는 작곡가들의 연봉은 억대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 작사가들도 마찬가지다. 작사에 참여한 곡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 받을수록 수입은 높아진다.

 

현 대중음악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김이나 작사가는 2015년 한 방송에 출연해 연 수입이 약 7억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미닛, 비스트 등 아이돌 그룹의 곡을 만든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는 연 수입이 10억이 넘는다고 한다. 최근 K-POP이 전 세계에서 사랑받으면서 이러한 스타 작곡가와 작사가들의 수입은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아이돌 가수들 중에서도 아주 인기있는 소수의 음악에 참여한 작곡가 작사가들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며 실제 작곡과 작사의 관행 속에서 저작권을 뺏기거나 제대로된 대우를 못받는 피해자들이 적지 않다.

 

 

지난 8일 SBS 시사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K팝의 유령들, 고스트라이터 작사, 작곡가들’이라는 특집이 진행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한 작사학원에서 작사가를 지망하는 수강생들에게서 대표가 저작권을 착취하는 내용이 나왔다.

 

MBC ‘무한도전’에서 진행했던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와 MC유재석이 함께 했던 ‘댄싱킹’은 해당 작사학원의 수강생들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김원장이 전체 수정을 했다며 8%의 지분을 모두 가져갔고 이후 확인을 해보니 수정된 글자는 겨우 38글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심지어는 유명 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음악에만 참여하는 유령작사가 해당 엔터의 A&R 책임자의 부인인 것이 밝혀졌다. 이 A&R책임자는 김 원장과 엔터에서 주최하는 작가 공모전 등에 합격을 시켜주는 등 유착관계를 이어온 것 또한 드러나게 됐다.

 

 

한 작사가 지망생은 “유명 엔터 소속의 책임자와 작가학원의 원장이 유착 관계는 수강생들 사이에서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이야기”라며 “워낙 좁은 음악계에서 앞으로 작사가로 살아가야할 자신이 이들의 비리를 용기있게 밝히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렇듯 방송을 통해 작곡가, 작사가들이 생계를 위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저작권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기이한 구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알려지면서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저작권 분쟁 조정위원회를 설치했다.

 

 

11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불공정 계약, 저작권 침해 등 권리자 및 이용자 간 곡의 권리를 두고 발생하는 여러 분쟁을 조정하고 자문을 제공하는 분쟁조정위를 설치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최근 소셜미디어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된 ‘유령 작사가’와 같은 행위를 근절시키고 올바른 작품 활동 문화를 만들기 위해 분쟁 조정 위원회를 발족했다”며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게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홍진영 회장은 “음악 제작 과정에서 저작권 지분 갈취, 불공정 계약으로 인한 금액 미지급 등으로 피해를 봤다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사적 계약의 영역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협회는 4만 음악 저작권자가 함께하고 있는 국내 최대 음악 단체로서 회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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