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돌파구] 인디신 수익 창출 新패러다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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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신문 김혜련 기자] 코로나19로 공연업계가 침체된 가운데 인디신의 음반 판매와 홍보가 동시에 가능한 서비스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연 기획사 튜나레이블은 최근 비대면 음반 배달 서비스인 ‘프레시뮤직(Fresh Music)’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이는 ‘듣고 보고 읽고 맛보는 음악’을 모토로 신청자가 지정한 배송지로 음악 관련 ‘머천다이즈(MD)’를 배송하는 서비스다.

 

■ 음반 배송 서비스 등장..“인디앨범 랜덤박스로 제공”

 

프레시뮤직 서비스는 TV나 음원차트 등에서 다루지 않는 ‘신선한 음반’들을 선정하고 콘셉트를 정해 박스 세트를 배송해 준다. 내용물은 특정 주제로 큐레이션한 인디뮤지션 4팀의 CD 음반과 선공개 소책자, MD 잡화, 로고스티커 세트로 구성돼 있다.

 

서비스 신청자는 일종의 ‘랜덤박스’를 통해 음악계 종사자가 추천하는 인디뮤지션 앨범 4종을 고루 들어볼 수 있는 구조다.

 

지난달 30일까지 주문을 접수한 프레시뮤직의 첫 번째 큐레이션은 ‘여행과 음악’을 주제로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려워진 시기에 음악으로나마 여행의 정서를 만끽해보자는 의도다. 배송은 지난 3~4일 양일간 진행됐다. 신청자들은 이번 주 내로 프레시뮤직 박스를 수령한다. 언박싱 사진이나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 추첨을 통해 박스 참여 뮤지션의 MD 상품을 전달하는 이벤트도 병행한다.

 

■ 비대면 음반 배송 서비스, 인디신 ‘포스트코로나’ 가능성

 

프레시뮤직 서비스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음악·공연업계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자본과 기술력 없이도 진행할 수 있어 인디신의 새로운 수익 창구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산 이후 가요계 주류는 대형 소속사를 중심으로 ‘온택트’ 콘서트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온택트 콘서트는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진행돼 대형자본의 전유물이다. 

 

즉, 독립 자본이거나 중소레이블 중심의 인디뮤지션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동안 소규모 공연 위주로 수익을 내던 인디업계는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사면초가에 직면해 있다. 

 

이에 저자본으로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는 프레시뮤직의 비대면 음반 배송 서비스는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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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날로그 ‘음반’의 문화적 가치 제고

 

프레시뮤직 서비스는 피지컬 음반을 판매하는 구조다. 이는 음반이 지닌 문화적 가치를 제고한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음악 시장의 소비는 과거 LP, CD 등 오프라인 음반에서 온라인 음원사이트로 넘어갔다. 종이책과 종이신문이 ‘종이 종말론’을 불식시키고 건재하는 것과는 상반된다.

 

지난 6월 한국제지연합회가 실시한 ‘소비자의 종이 매체 호감도에 관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종이책 선호 응답자가 전체 88.4%를 차지했다. 응답자들이 종이 매체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종이가 주는 정감과 편안함 때문’이라는 응답이 전체 64%를 차지했다. ‘종이 고유의 향기’와 ‘책장을 넘기는 느낌’도 종이책을 선호하는 이유로 꼽혔다.

 

이는 아날로그의 문화적 가치를 설명하는 대목이다. 같은 맥락에서 음반도 음원이 대체할 수 없는 향수와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프레시뮤직 서비스는 오프라인 음반 고유의 감성과 소장의 가치를 일깨우면서 음반산업의 저변 확대를 도모한다.

 

■ 상위권 독점식 음원소비 탈피, 대중은 문화적 갈증 해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벗어났다는 데도 의의가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에 익숙해진 대중은 음원사이트에 접속해 순위권에 진입한 곡을 위주로 음원을 소비한다. 순위권 밖으로 밀려난 곡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란 쉽지 않다. 즉, 아무리 좋은 음악도 밀려드는 음원의 파도 속에서 점멸(漸滅)하고 만다.

 

이와 달리 프레시뮤직의 랜덤박스는 상위권의 소비층 독점구조를 탈피했다. 특정 주제를 정해놓고 콘셉트에 부합하는 음악을 랜덤박스 형태로 제공하기 때문에 청중에 도달하지 못했던 양질의 음악을 제약 없이 선정할 수 있다. 무명의 뮤지션에게는 실력만으로 승부할 기회다. 유행에 맞게 획일화된 음악에 질린 대중은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튜나레이블 측은 “우리는 ‘NEW(새로운 것)’보다는 ‘FRESH(신선한 것)’을 들려주고 싶다”며 “음반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인디음악을 홍대에서 전국으로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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