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보험업계가 차별화된 신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며 ‘배타적 사용권’ 획득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사가 독창적인 상품을 개발했을 때 일정 기간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로, 업계의 ‘보험 특허’에 해당한다. 최근 금융당국이 보호기간을 기존 3~12개월에서 6~18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보험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손해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는 총 10건(생보사 4건, 손보사 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건)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23년 1분기에는 3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보험사들의 신상품 차별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손해보험사들의 경쟁이 두드러지며 DB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에만 4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해 업계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신청 건수는 42건(생보사 11건·손보사 31건)으로, 매년 증가세가 뚜렷하다.
2025년 2~4월에도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혁신 상품이 잇따라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며 주목받고 있다.
DB손해보험은 2월 업계 최초로 ‘반려인 입원 후 상급종합병원 통원 시 반려동물 위탁비용 보장’과 ‘반려견 무게구분에 따른 보장한도 차등화’ 특약에 대해 각각 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또한 ‘백반증진단비 특별약관’, ‘산모관리 진단비 특별약관’ 등으로도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올해 1분기 손보업계가 획득한 6건 중 4건이 DB손보였다.
흥국생명은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전이암 진단 시 매달 100만원의 생활비를 종신까지 지급하는 ‘전이암 진단 생활비 특약’으로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앞서 DB생명은 2월 7대질병(암, 뇌졸중 등) 중 발생 순서와 상관없이 보장하고, 고객이 보장 횟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무)실속N 7대질병 건강보험’으로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KB손해보험은 4월 간암·자궁근종 등 특정 질환의 최신 치료기술을 보장하는 ‘무배당 KB Yes!365 건강보험’으로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이외에도 삼성생명, KDB생명 등 다수 보험사가 다양한 건강·질병·생활보장 상품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잇따라 확보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보험업계는 배타적 사용권이 독창적 상품 개발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 시장 선점 효과 등 긍정적 역할을 한다고 평가한다. 다만 보호기간이 끝난 뒤 유사상품이 쏟아지는 ‘베끼기’ 관행, 심의기준의 일관성, 실효성 문제 등 과제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차별화된 보장과 틈새시장 공략, 혁신 상품 개발을 통해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하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제도 개선과 보호기간 확대를 통해 신상품 개발 의욕과 시장 선점 효과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혁신 상품 개발과 배타적 사용권 확보가 보험사의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이미지를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 됐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신상품 출시와 보호 강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