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유명 배우이자 가수 구준엽의 부인인 쉬시위안(徐熙媛·48)이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린 후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이 알려지면서 독감과 폐렴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이나 면역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겐 독감이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독감과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폐렴은 관련 바이러스·세균·곰팡이·기생충 등에 감염돼 호흡기(폐)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은 기침과 노란 가래, 발열, 늑막염으로 인한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이며 가벼운 폐렴은 감기와 유사하다. 심하지 않으면 항생제 치료 없이 회복되기도 하지만, 드물게 폐렴이 심한 경우 호흡부전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 위험군은 소아나 노인, 면역 기능이 떨어진 환자 등이다.
폐렴의 주 원인은 바이러스와 세균이다. 대부분 기도를 통해 병원체가 침입하여 염증이 시작된다. 특히 쉬시위안과 같이 독감에 걸리면 이 같은 병원체 침입에 취약해져 폐렴에 걸리기 쉽다.
정재호 국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 바이러스로 인해 몸이 공격을 받은 상태에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나 세균으로 인한 2차 감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독감 바이러스 감염과 세균성 폐렴의 주 원인인 폐렴구균 감염은 모두 백신으로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정 교수는 "독감이 폐렴으로 이어지고, 합병증으로 호흡 곤란 등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독감이 이례적으로 유행하는 상황에서는 고령층 등 고위험군은 백신을 접종해야 하고, 증상이 발현된 경우 최대한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렴구균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도 효과가 나타난다"며 "100% 예방은 불가하지만, 백신은 폐렴이 중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에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는 폐렴구균 백신을 꼭 접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또 "최근 통계에 따르면 50세 이후부터 폐렴 유병률이 늘고 있다"며 "폐렴구균 백신은 접종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50세가 넘으면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부는 폐렴구균으로 인한 감염증 발생 빈도가 높은 65세 이상 대상자에게 폐렴구균 무료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65세 이상의 국가예방접종 폐렴구균 PPSV23백신 접종률은 74.1%였다.
65세 이상의 독감 접종률은 지난해 말 기준 78.2%였다. 독감 발생은 최근 감소세이지만, 올해 3주 차(1월 12∼18일)의 독감 의심 환자는 1천명당 57.7명으로 여전히 이번 절기 유행 기준인 8.6명의 7배가량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