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Body cam)과 피싱(Phishing)의 합성어인 몸캠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몸캠피싱은 공격자가 사이버 공간에서 남성들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해 음란 행위를 하게 한 뒤, 이를 촬영해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갈취하는 범죄를 일컫는다. 본지는 올해 사이버 범죄 예방을 위해 김현걸 디포렌식코리아 대표(現 한국사이버보안협회장) 기고문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IT 기술과 이동통신 인프라로 인해 급격히 증가했고, 국민의 대부분이 이동통신을 사용하고 있다. 최초 휴대전화와 같은 이동통신 기기는 주로 문자나 음성통신용 기기로 사용됐으나,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문자와 음성뿐만 아니라, 인터넷검색과 같은 PC 기반의 기능이 스마트폰에 탑재됐다.
또한 GPS 기반 경로 탐색 기능, 사진과 동영상을 수시로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기능, 시공간을 초월해 타인과 대화할 수 있는 메신저 기능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도 새로운 기능이 스마트폰에 탑재되고 있고, 스마트 기기도 그 외형을 달리해 몸에 부착할 수 있는 웨어러블(Wearable)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동통신 기기의 진화로 인해 우리 삶이 편해졌으나, 다른 한편으로 범죄 수법에서도 진화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범죄자들은 더욱더 쉽고 은밀하게 범행대상자를 찾고 있다. 사이버 성폭력 범죄자들은 이동통신 기기 중 하나인 스마트폰을 사용해 피해자의 공개 정보(Open Source)를 수집한 후, 메신저 또는 SNS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접근한다.
이렇게 피해자를 좀 더 잘 알게 된 범죄자는 피해자의 은밀한 신체 부위나 성관계 동영상을 촬영하게 이르고, 이것을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해 돈을 갈취하거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심지어 이로 인해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언론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젠 디지털 저장매체이기도 한 스마트폰을 활용해 피해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 지능적 살인이 가능한 시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고도화된 범죄는 더욱더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1:1간 화상 채팅을 위장한 몸캠피싱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범죄자들은 몸캠피싱의 범위를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범행 대상을 넓혀가고 있으며, 결국 이로 인해 청소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용의자들은 카카오톡, 랜덤채팅 앱(APP·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메신저를 통해 피해자에게 1:1로 몸캠피싱 앱을 유포하고 있기에 예방조치에 어려움이 많은 상태다.
미리 예방한다면 일어나지 않을 사건·사고가 의외로 잦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고 나서야 뒤늦게 손을 쓰려 한다. 우리나라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속담이 있다. 중요한 소를 잃고 나서 외양간을 고쳐봐야 소용이 없다는 의미인데 바로 이런 상황에 쓸 수 있는 속담이란 생각이 든다.
몸캠피싱(피씽·phishing)뿐만 아니라 보이스피싱, 스미싱도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시티즌코난은 일선 경찰관들의 요구에 따라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스마트치안기능센터와 인피니그루가 함께 개발해 운영하는 앱이다. 앱 사용 방법은 정말 간단하다. 설치 후 메인 화면에서 ‘악성앱 검사’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몇 초만 기다리면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검사해 악성앱을 탐지해 알려준다. 탐지된 악성앱이 있다면 삭제 버튼을 눌러 바로 삭제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머무는 지역에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률이 높아지면 이를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화면 우상단 톱니바퀴를 누른 후 지역을 설정해주면 된다.
시티즌코난은 지난 2021년 9월 정식 배포가 시작된 후 3만5000건이 넘는 악성앱을 탐지하며, 보이스피싱 예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이를 모방한 가짜 앱을 만들어서 설치를 유도해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사례도 나오고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시티즌코난 앱을 설치할 때는 상대방이 보내준 링크 대신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같은 공식 앱 마켓에서 앱 이름과 개발사(경찰청&인피니그루) 등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설치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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