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걸린다는데…日, '2051년 후쿠시마원전 폐기' 고집 이유는

  • 등록 2025.08.18 15: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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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니치 "구체적 계획 부재·도쿄전력 경영불신 초래 우려 때문"
핵연료 잔해 880t 중 0.9g만 반출…전문가 "목표 구애되면 신뢰 잃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직후 사고가 발생했던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는 핵연료 잔해(데브리)가 약 880t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까지 반출한 양은 단 0.9g에 불과하다.

 

핵연료 잔해 시험 반출은 장비 문제 등으로 3년가량 연기돼 지난해 처음 성공했고 지금까지 두 차례만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여러 사정상 사고 원전 폐기에 100년 전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공식적으로 2051년께 사고 원전을 폐기한다는 기존 계획에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들이 '그림의 떡'과 같은 2051년 원전 폐기 방침을 수정하지 못하는 배경에 구체적 계획 부재, 말을 바꾸는 데 따른 부담감, 도쿄전력 경영에 대한 불신 초래 우려 등이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원자력학회는 지난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폐기를 완료하고 부지를 이용할 때까지 100∼300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마쓰오카 슌지 와세다대 교수도 핵연료 잔해 반출 소요 기간을 68∼170년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경제 관련 부처 간부는 "2051년에 끝난다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마이니치에 털어놨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과 별개로 도쿄전력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나라가 제시한 로드맵을 지키는 것이 책무"라며 기존 방침을 고수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시점에서는 (폐기 관련) 후반부 공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고 원전 폐기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해 목표를 바꾸지 못하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는 "(도쿄전력이)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 늦어질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워 목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신문은 도쿄전력이 일본 정부가 제시한 원전 폐기 로드맵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의 경우 2051년 원전 폐기 방침을 고집하는 이유 중 하나가 후쿠시마 지역 부흥에 대한 약속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후쿠시마현을 방문해 2051년 원전 폐기를 공언했던 탓에 유연하게 태도를 바꾸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이니치는 "목표를 연기하면 장기적으로 도쿄전력 경영에 대한 불신을 야기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며 도쿄전력이 원전 폐기 비용으로 애초 약 2조엔(약 18조8천억원)을 예상했으나 지금은 약 8조엔(약 75조1천억원)으로 늘었다고 짚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일본 원자력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스즈키 다쓰지로 나가사키대 객원교수는 "달성이 어렵다는 것이 명확한데 (원전 폐기) 목표에 구애되면 오히려 신뢰를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51년 폐기는 어디까지나 목표"라며 "주민 이해를 얻은 뒤 진척 상황에 맞춰 재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연합뉴스)

권혜진 rosyriver@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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