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상들 모인 유엔총회장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선언

  • 등록 2025.09.23 07: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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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호주·영국 등 선진국들 승인 행렬…아바스 팔 수반도 지지 촉구
가자 참상에 팔 이슈 유엔총회 핵심 의제로…美·이스라엘은 "하마스에만 도움" 반발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하루 앞두고 프랑스가 2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승인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제노사이드(대량학살)를 자행하고 있다는 유엔 조사위원회(COI)의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는 가운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팔레스타인을 공식 국가로 승인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팔레스타인 두 국가 해법을 논의하는 고위급 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는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 오늘 프랑스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승인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두 국가 해법 실행을 논의하기 위해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 공동 주최로 소집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두 국가 해법의 가능성 자체를 보존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와 안정 속에서 나란히 살아가게 하기 위해 힘닿는 대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흐름을 주도한 마크롱 대통령은 유엔총회장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를 주재하면서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을 발표한다는 방침을 일찌감치 천명해왔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날 정상회의에서 행한 화상 연설에서 가자전쟁 휴전 후 1년 이내에 개혁과 선거 실시를 약속하며 "팔레스타인이 유엔의 정식 회원국이 되도록 지지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PA 관계자 80명에게 비자 발급을 거부하거나 취소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전날 캐나다, 호주, 영국, 포르투갈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한다고 발표했고, 22일 오전 몰타가 승인 대열에 합류했다.

 

이어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간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의 추가 승인 발표가 이어질 전망이다.

 

현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은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서방 선진국들의 연이은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은 수만 명의 민간인 희생과 인도주의적 참상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 강도 높은 공세를 이어가는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독립 조사권한을 가진 유엔 조사위원회(COI)는 지난 16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제노사이드를 자행했다고 규정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발표로 주요 20개국(G20) 국가 가운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나라는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 일본, 한국 등 5개국이 남게 됐다.

 

한국은 지난해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뤄진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 표결에서 기존 입장을 바꿔 찬성표를 던진 데 이어 지난 12일 유엔총회가 팔레스타인 문제의 평화적 해결 방안으로서 두 국가 해법의 이행을 지지하는 결의를 채택할 당시에는 찬성표를 던진 142개국에 합류한 바 있다.

 

다만,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하는 문제에 대해선 현재까지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이슈가 올해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앞두고 핵심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 같은 움직임이 문제 해결을 지연시킬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팔레스타인의 국가 승인에 대해 "이는 외교가 아니며 보여주기식 공연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방국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명확히 밝혀왔다"며 "솔직히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이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지난주 이스라엘을 방문한 뒤 회견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움직임에 대해 "대체로 상징적인 일"이라며 "팔레스타인 국가가 가까워지는 것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절하한 바 있다.(연합뉴스)

권혜진 rosyriver@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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