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국경을 맞댄 두 나라, 멕시코와 캐나다가 미국을 포함한 북미 3국 무역협정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역내 공급망 강화를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8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기반한 북미 산업 경쟁력 제고에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 캐나다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멕시코와 캐나다는 USMCA를 더 강하게 유지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양국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캐나다 총리 역시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USMCA가 더 공정하고 효과적인 협정이 되길 바라고 있다"며 "이를 위해 무역협정 세부 사항에 대한 조정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는 전 세계 블록경제 통상 질서의 거대 축 중 하나인 USMCA 발효를 계기로 상호 무역 의존도를 그 어느 때보다 고도화했다.
USMCA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 1기인 2018년에 체결돼 2020년 7월에 발효됐다. 1994년의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을 대체하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북미 3국 간 상품을 무관세로 수출입 하는 게 골자다.
2020년 1월 USMCA 서명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USMCA는 우리가 발효한 가장 공정하고, 가장 균형 잡혀있으며, 가장 유익한 무역 협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2기 정부 출범 직후 5년 만에 입장을 바꿔 'USMCA 불공정성'을 지적하면서 이행사항 검토를 넘어 협상 자체를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USMCA는 16년의 협정 유효 기간에 6년마다 이행 사항을 검토하게 돼 있는데, 트럼프 정부는 내년으로 예정된 첫 검토 시점을 맞아 아예 탈퇴 여부까지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SMCA를 국가 통상 정책 근간으로 삼고 있는 멕시코와 캐나다는 '북미 공급망을 국가별로 분리하는 건 이미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논리를 전개하며 미국과의 현상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1월 취임 후 캐나다와 멕시코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USMCA에 기반한 자유무역 체계를 위협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정부는 특히 캐나다·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50% 관세를, 일부 자동차 및 부품에는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그 구실 중 하나로 "펜타닐 같은 마약 유입을 차단하는 데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카니 캐나다 총리는 "저와 셰인바움 대통령은 북미 경제를 전 세계 부러움의 대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협정(USMCA)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최근) 미국 정부에서 USMCA 협의 절차를 공식 개시한 것은 긍정적 조처"라고 평가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이와 함께 양국 간 안보 분야 논의체를 창설하기로 합의했다고, 양국 정상은 덧붙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