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마이웨이', 예금금리 '역주행'…3%대 제시하며 수신 경쟁

  • 등록 2025.07.12 11: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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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앞두고 수신 경쟁 분석
특판 적금·비대면 상품으로 고객 유치 나서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권이 예금금리를 오히려 인상하는 '역주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연 2%대 초반까지 내린 것과 달리 저축은행들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3%대까지 끌어올리며 수신 경쟁에 나서고 있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00%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중순 2.96%까지 하락했던 것에서 약 3개월 만에 다시 3%대를 회복한 것이다.

 

특히 청주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은 최대 연 3.4%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HB저축은행, JT저축은행, 다올저축은행 등도 3.26%의 금리를 내세우고 있다. OSB저축은행, 더케이저축은행, 세람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 한성저축은행 등도 3%대 초반의 금리로 예금을 모집하고 있다. 대부분 상품은 별도의 우대 조건 없이 인터넷·모바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인상한 배경에는 만기 도래 자금의 대규모 유출을 막고, 수신고(예금 잔고) 방어를 위한 유동성 관리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 전체 수신 규모는 지난 3월 말 99조 5873억원으로,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10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지난 4월 기준으로는 98조 3941억원까지 줄었다.

 

오는 9월 1일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24년 만에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되는 점도 저축은행들의 금리 인상 경쟁에 불을 지폈다. 고액 예금자들의 '머니무브(자금 이동)'를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도 해석된다.

 

일부 저축은행은 예금금리를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올렸다. 우리저축은행은 3개월 만에 비대면 정기예금 금리를 연 2.8%에서 3.3%로 0.5%포인트 인상했다. OSB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2.9%에서 3.25%로 0.35%포인트 올렸다.

 

예금금리 인상 대신 특판 적금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도 눈에 띈다. SBI저축은행은 환산 금리 연 15%의 '커피 적금', OK저축은행은 최고 연 20.25%의 'OK읏수저적금' 등 이색 상품을 선보였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의 영업 환경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정부의 신용대출 규제로 저축은행의 신규 대출 실행이 50~90%까지 급감했다. 신용대출 한도가 차주 연소득 이내로 제한되면서, 대출이 줄면 예금을 많이 받을 필요가 없어 수신금리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 PF 부실 등으로 인해 저축은행 업계의 수익성도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만기 도래 자금의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지만, 대출 수요가 줄어들면 결국 금리를 다시 낮출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조영신 yscho@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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