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한 해 서울시민이 지출한 1인당 문화비는 평균 21만4천원으로 2년 전보다 4만6천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간 문화·예술 관람 횟수도 평균 4.6회에서 7.2회로 1.5배 늘었다.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민 1만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2014년부터 2년 주기로 진행돼왔다.
서울시민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2018년 75.6%, 2020년 63.1%, 2022년 69.1%, 2024년 76.1%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또한 지난 1년간 오프라인으로 평균 21만4천원의 문화비를 지출했으며 연간 7.2회 문화관람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조사 당시 연간 문화비 지출은 16만8천원, 관람횟수는 4.6회였던 것과 비교하면 문화향유가 확대된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26만5천원으로 지출액이 가장 많았고, 70대가 8만8천원으로 가장 낮았다.
공연예술·전시 관람 비율은 65.2%로 영화 관람(47.9%)과 큰 격차를 보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대로 영화관 관람은 줄어든 반면, 오프라인 기반 공연·전시는 대체 불가한 특성과 팬데믹 이후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 증대, 콘텐츠 다양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온라인 매체를 이용해 문화예술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한 경험은 81.5%로 2022년 대비 8.0%포인트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65.3%) 소비율이 가장 높았고 음원(44%), 웹툰·웹소설(25.7%) 순이었다.
서울시민의 45.7%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전시·공연·행사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관람료 지불 의향은 35.9%로 이보다 낮았다.
50세 이상 서울시민 중에선 55∼64세 인구의 문화예술 활동이 가장 활발했고, 75세 이상(후기노인)이 가장 저조했다. 장애인의 문화예술 관람률은 일반시민보다 현저히 낮았다.
문화예술 관람 경험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일반시민은 23.9%였으나 장애인은 64.5%에 달했다.
월 1회 이상 관람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장애인이 0.7%로 일반시민(13.3%)보다 낮았다.
배리어 프리(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문화예술시설 조성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접근성(45.3%)이 꼽혔다.
이번 조사에선 외로움·사회고립 고위험군의 문화예술 활동을 처음으로 분석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개발한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척도'를 조사 문항에 반영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9%는 '외로움 고위험군'으로, 11.4%는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두 위험군에서 문화예술 관람 경험이 없는 비율은 각각 24.5%, 41.2%로 높은 편이었다.
문화예술 활동 참여 여부 질문에는 외로움 고위험군은 52.1%, 사회적 고립 고위험군은 73.2%가 '없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서울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조사 결과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인구 고령화 등에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필요함을 보여준다"며 "향후 서울시의 약자동행 정책과 발맞춰 문화약자를 위한 세밀한 지원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