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생명의 신계약 CSM과 보유계약 CSM이 작년에 동시 감소했다.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은 보험계약에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로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쓰이고 있다.
한화생명이 지난 20일 컨퍼런스 콜을 통해 발표한 ‘2024년 연간 실적’에 따르면 보유계약 CSM은 전년 9조 2385억원에서 2024년 9조1091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신계약 CSM 역시 2조5412억원에서 2조1231억원으로 16.5% 줄어들었다.
한화생명 측은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가 증가했으나, 작년에 금리하락 지속 등으로 수익성이 다소 하락하며 CSM의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보유계약 CSM에 대해선 “경제적 가정 변경에 따른 VFA 조정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라고 밝혔다.
한화생명의 이 같은 CSM 감소는 다른 대형 생보사와 비교해 도드라진 모습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경우 2024년 보유계약 CSM이 12조9000억원으로 연간 7000억원 가량 순증했다. 물론 삼성생명도 2023년 3조6280억원이던 신계약 CSM이 2024년 3조2610억원으로 10.1% 감소하긴 했다. 하지만 하락률 면에선 한화생명이 크게 웃돌았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신계약 CSM이 9018억원에서 1조2647억원으로 38.2% 급증했으며, 보유계약 CSM도 7조1687억원에서 7조2268억으로 늘었다.
신계약 CSM 감소는 주로 상품 수익성 하락과 관련이 있다. 시장 금리 하락과 계리적 가정의 부정적 변경이 이러한 수익성 하락의 주된 요인이다. 또 수익성이 낮은 상품군으로의 포트폴리오 이동도 CSM 감소를 가져온다.
한화생명 측은 “금리하락 지속 등으로 상품의 수익성이 다소 떨어졌다”라며 신계약 CSM 감소 이유를 설명했다. 신계약 CSM은 보유계약 CSM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의 감소는 장기적으로 회사의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보유계약 CSM 감소에 대해선, “경제적 가정 변경에 따른 VFA 조정 등의 영향”이라면서 “(경제적가정 변경 중) 보험 부채에 적용하는 할인율 강화”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업계 일각에선 그동안 한화생명이 다소 느슨하게 적용해오던 해지율 등 계리적 가정을 강화한 데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무·저해지 종신보험 환급률 제한과 해지율 가이드라인 적용 등의 규제 변화가 일부 생보사의 신계약 CSM에 타격을 줬다.
CSM 감소 추세는 장기적으로 보험사들의 보험영업이익 감소와 재무건전성 지표인 킥스(K-ICS) 비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선 상품 포트폴리오 조정과 CSM 확보를 위한 신계약 유입 전략의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향후 CSM 확보와 관련해, 한화생명은 “올해 단기납 종신보험 등 시장규모 축소가 예상되지만, 제도적 이슈가 해소되는 상황에서 일반 보장상품의 판매를 확대해 연간 가이던스(2조원) 이상의 신계약 CSM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