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페달을 잘못 밟아서 빚어진 사고 4건 중 1건은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고령운전자에게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우선 보급하는 지원제도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페달 오조작 사고특성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19년 1월~2024년 6월까지 발생한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가입 차량의 자동차사고를 분석한 결과, , 이 기간 중 총 페달 오조작 관련 사고발생 건은 총 1만 1042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평균으로는 2008건, 매달 기준으로 167건 발생한 셈이다.
페달 오조작 사고는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번갈아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주로 일어났다. 사고는 주로 주차장, 교차로, 신호등 앞에서 많이 발생하였다. 특히 주차구역 내에서 주차, 후진 또는 출차 중 전체 페달 오조작 사고의 48.0%가 발생했다.
연령대 별로 보면, 페달 오조작 사고점유율은 61세 이상부터 급격히 증가해 전체 페달 오조작 사고의 39.1%를 점유했다. 특히 65세 이상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 사고는 총 2718건으로 전체 오조작 사고의 25.7%를 차지했다.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운전자의 사고 점유율(16.7%)과 비교할 때 페달 오조작 사고의 65세 고령운전자 사고 점유율은 1.5배 수준에 해당한다.
국내 7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200만명으로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중 5.9%의 비중이지만 페달 오조작 사고 점유율은 14.6%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자는 면허소지자라 할지라도 실운전자 비율이 타 연령대보다 낮은 것을 감안할 때 페달 오조작 사고위험은 더 높은 것이라고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설명했다.
이 연구소의 박요한 수석연구원은 “고령운전자가 페달 오조작 사고에 상대적으로 취약해 페달 오조작을 감지, 차단하는 장치에 대해 의무화에 준하는 보급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신규 차량에는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의무 장착 방안을 신속히 도입함은 물론, 일본처럼 기존 차량에도 장착할 수 있는 애프터마켓용 제품을 개발하고 성능을 인증하여 보급함으로써 가속페달 오조작에 따른 사고 예방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일본 국토교통성은 2022년 자동차기준 국제조화 회의에서 가속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PMPD 또는 ACPE)를 장착할 경우 63%의 페달 오조작 사고를 예방하며 자동긴급 제동장치(AEBS)와 함께 장착할 경우 90% 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령 운전자가 많은 일본은 신차 출시 모델의 90% 이상 차량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장착해 판매 중이며, 기존 차량에도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를 장착할 수 있도록 장치를 보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 캐스퍼EV에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장치가 장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