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현지시간)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이 열리고 있는 앵발리드 경기장 관람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양손에 태극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잡혔다. 태극기를 들고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
대한민국 양궁 여자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10연패를 하면서 현대차그룹과 양궁과의 인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양궁의 인연은 40여년 전인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다. 현대차그룹은 40년간 대한민국 양궁을 후원해 왔다. 2005년 정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 회장이 양궁협회장(아시아양궁연맹회장)을 이어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자금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2016년부터 선수들에게 필요한 장비도 직접 개발,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을 도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파리 대회를 위해 ‘개인 훈련용 슈팅 로봇’까지 개발, 맞춤형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파리 올림픽 준비는 2021년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직후부터 시작됐다. 훈련 장비 기술 지원부터 축구장 소음훈련을 비롯한 특별 훈련, 파리 현지에서의 식사, 휴게공간, 전용 훈련장까지 도쿄 대회가 끝나자마자 새로운 준비에 착수했다.
40년 간 대한양궁협회를 후원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지키고 있는 원칙이 있다. 협회 운영이나 선수 선발에는 일체 관여 안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양궁협회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선발이 없다"면서 현대차그룹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는 현재의 성적으로만 양궁 국가대표가 될 수 있고, 코칭스태프도 공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발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파리 대회 국가대표도 치열한 선발전을 거쳐 전 금메달리스트들을 제치고 전훈영, 남수현 선수가 선발됐다.
현대차그룹은 양궁 대중화를 위해 학교 체육 수업에 양궁을 포함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일부 지역 중학교를 시작으로 올해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이나 체육 수업에서 양궁을 가르치는 등 점차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국내 최대 규모의 양궁대회인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를 개최하고, 생활체육대회 및 동호인 대회 창설, 메달리스트와 함께 찾아가는 양궁교실을 여는 등 양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