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美·이란 협상 재개 촉구…"평화 위한 대화 계속돼야"

  • 등록 2026.04.24 07: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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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에 숨진 무슬림 어린이 사진 지니고 다녀…전쟁 지지 못해"
이란 반정부 시위대 처형에 "규탄받아야 할 일"

 

레오 14세 교황은 23일(현지시간) "목자로서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미국과 이란에 종전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아프리카 4개국 순방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화를 위한 대화가 계속되기를 권한다"며 "(해당 대화에) 모든 당사자가 참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며, 평화를 증진하고 전쟁의 위협을 줄이며 국제법을 존중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모든 이들이 증오나 분열이 아닌 평화의 문화에서 해답을 찾도록 격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결렬된 사실을 언급하며 "어느 날은 이란이 '예', 미국이 '아니오'라고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며 "우리는 앞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불확실한 협상 상황이 세계 경제에 중대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교황은 이란 정권 교체가 돼야 하느냐 아니냐가 핵심이 아니고 현 시점에서 이란 정권이 어떤 상태인지도 불분명하다면서 "문제는 우리가 믿는 가치를 어떻게 무고한 희생 없이 증진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고 "우리는 너무 많은 무고한 이들이 죽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교황은 지난해 말 첫 해외 순방으로 레바논을 방문했을 때 자신에 대한 환영 문구를 들고 서 있던 무슬림 어린이의 사진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면서 그 어린이가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교황은 최근 이란의 반정부 시위대 처형과 관련된 의견을 묻는 말에는 "모든 부당한 행위를 규탄하고 사형제를 포함해 생명을 빼앗는 행위를 규탄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권이든 국가든 생명을 부당하게 빼앗는 결정은 규탄받아야 할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교황이 이란 정권의 시위대 인권 유린에 침묵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에 강하게 반박한 것이다.

 

이주민 문제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국가가 국경에 규칙을 적용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부유한 국가들은 가난한 국가의 국민들이 자국을 떠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주민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존엄을 존중받아야 하며 동물보다 못하게 대우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독일 뮌헨 대교구의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이 동성 커플 축복을 제도화하려는 지침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는 "동성 커플이나 '비정상적 상황'에 있는 커플에 대한 공식화된 축복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년에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동성 결합에 대한 축복을 허용했지만, 이는 비공식적 의식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아프리카 주교들은 대륙 차원의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이를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상당수 국가가 동성애를 범죄로 처벌한다.

 

이와 관련해 레오 14세 교황은 서구에서 특히 성 도덕 문제에 대한 '문화 전쟁'이 교회 담론을 지나치게 지배하고 있다며 "교회의 일치나 분열이 성 문제를 중심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 평등, 종교의 자유 등 훨씬 더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13일부터 알제리와 카메룬, 앙골라, 적도기니 등 아프리카 4개국을 10박 11일 일정으로 순방했다.

 

교황은 이번 순방의 주된 목적이 신앙 공동체를 돌보는 '목자'로서의 역할이었다며 "비판이나 규탄을 공개적으로 크게 외치는 것보다, 외교적 노력과 물밑 협상을 통해 정치범 석방 같은 성과를 더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연합뉴스)

조영신 yscho@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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