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극 해양 패권 길잡이 '쇄빙선' 관심에 한화오션 '급부상'

  • 등록 2025.07.03 11: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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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21척 쇄빙 LNG운반선 건조 경험...2029년 PC 3급 차세대 쇄빙연구선 인도
연간 최대 25척의 쇄빙 및 일반 LNG운반선 건조 능력 보유

 

미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를 희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쇄빙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이 북극 해양 패권 경쟁에 본격 나서겠다는 뜻이다. 쇄빙선은 말 그대로 얼음을 깨면서 항해할 수 있는 선박이다. 북극 해양 패권의 길잡이인 셈이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쇄빙선을 대거 건조, 북극 해양 패권 경쟁에 본격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북극 패권 이야기가 나오면서 전 세계 조선업계가 한국의 한화오션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쇄빙 선박 건조 역량은 한국 등에 뒤처지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류민철 한국해양대학교 교수가 작성한 한국경제인연합회 보고서 ‘미국 조선산업 분석 및 한미 협력에서의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외에는 약 50년간 쇄빙선 건조 경험이 없다. 반면 러시아는 이미 50여 척의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약 40척의 대형 해안경비대 쇄빙선을 주문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의 쇄빙선 전력 차이를 인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일PwC경영연구원도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50일, 상상 이상이 된 현실’이라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쇄빙 LNG운반선 수요가 증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 및 철강업의 기회 확보가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프로젝트가 궤도에 오르면 쇄빙선 건조 기술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계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취지다.


실제 한화오션은 전 세계 조선소 가운데 가장 많은 쇄빙 LNG 운반선을 건조한 경험을 가진 회사다. 쇄빙 LNG 운반선은 LNG 운반선에 얼음을 깰 수 있는 쇄빙 기술이 접목된 선박이다.


한화오션은 2014년 15척, 2020년 6척 등 총 21척의 쇄빙 LNG운반선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건조한 바 있다. 당시 한화오션에 쇄빙 LNG운반선을 주문한 해운사들은 모두 러시아 LNG를 운반하기 위해 특수 선박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쇄빙 LNG운반선은 척당 가격이 일반 LNG선보다 1.6배 비싼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일반 LNG운반선은 평균 20mm 강판을 사용하지만, 쇄빙 LNG운반선은 평균 30~40mm 초고강도 강판을 사용한다.


특히 얼음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선수와 선미 부분은 특수강재인 70mm 강판을 사용한다. 선체 내부에는 보강재가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촘촘하게 배치된다. 일반 상선의 경우 80cm~100cm 간격으로 보강재를 설치하지만, 쇄빙 LNG운반선에는 40cm 간격으로 설치한다.


미국이 쇄빙 LNG운반선 외 순수 쇄빙선을 대거 발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항공모함 등 월등한 해양 전투력을 갖추고 있지만 쇄빙선은 전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쇄빙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화오션은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 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총 톤수 1만 6560t으로 아라온호(7507t)의 두 배가 넘는다. LNG 이중연료 전기추진체계를 탑재하고 1.5m 두께의 얼음을 깨고 나아갈 수 있는 양방향 쇄빙 능력을 가진 PC(Polar Class) 3급이다.

 

한화오션은 오는 2029년 12월까지 이 선박을 건조, 인도할 방침이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한화오션의 쇄빙 핵심 역량을 미국 측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극해는 전략 요충지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자원 개발 등 경제적 가치로 인해 많은 국가들의 주요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사들의 쇄빙 기술과 건조 능력은 북극 해양 주도권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오션은 1도크에서 4척의 선박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기술 체제를 구축하는 등 연간 최대 25척의 쇄빙 및 일반 LNG운반선을 건조할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조영신 yscho@rao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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